유럽 이통시장 `3.5G 시대` 열렸다

 유럽 이동통신시장에 3.5세대(3.5G) 시대의 문이 활짝 열렸다.

보다폰(영국)·텔레콤이탈리아모빌레(이탈리아)·T모바일(독일)·오렌지(프랑스) 등 유럽의 이동통신사업자들은 최근 3G보다 고속이면서 대용량의 데이터통신을 할 수 있는 ‘HSDPA(하향고속화패킷접속방식, High Speed Downlink Packet Access) 서비스를 잇따라 상용화했다고 2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현지발로 보도했다.

유럽 이통시장은 한국이나 일본 등에 비해 3G 휴대폰 보급이 뒤처져 이통사업자들이 수익 악화에 시달려 왔지만 음악이나 동영상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가 가미된 3.5G 서비스 개통을 계기로 본격적인 실적 회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유럽 이통사업자들이 상용 서비스에 들어간 HSDPA는 기지국에서 휴대폰까지의 통신 속도가 3G보다 수배에서 10배 정도 빨라 동영상 다운로드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보다폰은 영국에서 비즈니스용으로 PC에 접속해 사용하는 HSDPA 카드 ‘3G 브로드밴드’를 도입했다. 통신 속도는 1.4Mbps로 현 3G 서비스의 약 3.6배에 달한다. 이용료는 월 25파운드(약 4만5000원)부터이며 미국 델사 등과 제휴해 카드 내장 PC에도 서비스할 계획이다.

현재 서비스 지역은 런던 등 주요 도시에만 해당되지만 내년 여름까지는 영국 전역에서 이용하게 된다. 또 보다폰은 올 가을 이후 일반 사용자용 HSDPA 지원 휴대폰도 출시할 예정이다.

이탈리아 최대 이통업체인 텔레콤이탈리아모빌레는 지난 7월 말부터 삼성전자의 HSDPA 휴대폰기반의 이동통신서비스를 시작했다. 일반 소비자용으로 판매되고 있는데 연내 약 7000만 유로(약 860억원)를 투입, 기지국을 정비할 계획이다. 이 경우 최대 3.6Mbps까지 통신 속도를 끌어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밖에 도이치텔레콤 계열인 T모바일, 프랑스텔레콤 계열의 오렌지 등도 3.5G 서비스를 개시해 올 연말 크리스마스 대목기를 보급 확산의 기회로 삼고 있다.

HSDPA 등 3.5G 휴대폰 시장은 올 초부터 한국과 일본에서 처음으로 정식 서비스를 개통했다. 양국 모두 3G 휴대폰 출하대수가 90% 이상, 가입자 수만도 60%∼70%에 달해 원활한 보급이 예상된다.

그러나 유럽 휴대폰 시장은 지난 해 말 현재 3G 보급률이 가입자 수의 6%에 불과하다. 특히 일반 사용자들이 3G 서비스 요금이 비싸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어 향후 3.5G 서비스 보급에도 적지 않은 난항을 예상하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유럽시장에 휴대폰을 수출하는 일 휴대폰 제조업체들은 “만약 3.5G 서비스 개통 이후 데이터 통신 매출이 늘어나지 않을 경우 유럽 이통업체들의 수익 기반 마저 흔드는 사태가 벌어질지도 모른다”고 전망했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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