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네트워크 시장 `진흙탕 싸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홈네트워크 시장이 업체들의 잇단 참여와 과열경쟁으로 ‘복마전’으로 변하고 있다.

기존 수의계약에서 공개입찰 방식으로 바뀌면서 홈네트워크 공급 가격이 작년에 비해 절반 가까이 떨어지는 등 가격경쟁이 계속되고 있다. 심지어는 원가의 20%에 수주했다는 설까지 나돌 정도다. 특히 최근에는 전통적인 홈오토메이션 업체를 포함해 가전사, SI, 컴퓨팅, 전력선업체 등이 새롭게 가세하며 주도권 경쟁에 나서 시장 혼란이 가중되는 양상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홈네트워크 업체간 가격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평균 공급단가가 지난해의 절반 수준인 100만원(가구당) 안팎으로 떨어졌다. 지난해보다 손익구조도 취약해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2년 후에 납품하기 때문에 무조건 수주하고 보자는 식이 많다”며 “이 때문에 공급 가격이 원가 이하로 떨어지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건설사가 나서 경쟁을 부추긴다”며 “전체적인 시장 규모가 늘어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건설사의 요구수준을 맞추다 보면 이익이 형편없이 줄어든다”고 입을 모았다.

시장은 가열될 대로 가열됐지만, 신규 업체들이 잇따라 가세하고 있는 것도 가격질서를 교란시키는 주범이 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삼성·LG전자 등 가전사와 홈게이트웨이, 홈오토메이션, 통신사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됐으나 지금은 전력·전선·컴퓨팅·SI·보일러 등 전방위적으로 시장에 침투하고 있다. 실제 대한전선·한국전력·IBM·HP·마이크로소프트·소니·시스코·하니웰·슈나이더·루그랑 등이 직간접적으로 홈네트워크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여기에 삼성SDS·LG CNS·포스데이타 등 대형 SI업체들도 유비쿼터스 전략을 앞세워 홈네트워크 시장을 진두지휘할 태세다.

업계에서는 홈네트워크의 기술적인 포괄성 때문에 각 부문별로 다양한 업체들이 입성, 협력구도를 형성할 것이라면서도 궁극적으로는 가격하락 및 채산성 악화를 부추길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코맥스 변봉덕 회장은 “지금은 경쟁자를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경쟁사가 많다”며 단적으로 “혼란과 변화의 시기”라고 압축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가격경쟁을 피할 수 있는 기축 세대나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 한편, 브랜드 가치를 올리는 형태로 ‘레드오션’에서 ‘블루오션’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은아기자@전자신문, ea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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