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교육부·산자부의 `옥동자`

 3일 서울 신문로 프레스센터에서는 조촐하지만 매우 뜻깊은 협약식이 열렸다. e러닝 관련 정책을 시행하는 양대 부처인 교육인적자원부와 산업자원부가 그동안 부처별로 추진해온 e러닝 박람회를 올해부터 대규모 국제 박람회로 통합 개최하기 위해 협약식을 가진 것이다.

 최근 부처 간 협력이 활발해지는 분위기에서 박람회 개최를 위해 부처끼리 손을 맞잡았다는 것은 큰 뉴스거리가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날 모임은 최소한 2년이 넘는 산고를 거쳐서 탄생한 옥동자다.

 “한마디로 감개무량할 따름입니다.” 김영순 한국이러닝산업협회장은 이날 협약에 대해 감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교육부와 산자부는 벌써 수년째 e러닝 관련 육성책을 부처별로 제각각 시행해왔다. 박람회 통합 개최에 대한 논의는 수년 전 시작됐지만 그때마다 번번이 현실화되지 못했다.

 최근 들어 교육부가 e러닝 관련 정책을 공격적으로 펼치면서 한때 산자부와 교육부는 e러닝 정책 주도권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는 양상까지 보였다. 이날 협약식은 그간의 우려를 단번에 없애기에 충분했다. 양 부처 차관은 각각 e러닝 수요와 공급 부처로서 교육부와 산자부의 ‘찰떡궁합’을 자주 거론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김종갑 산자부 차관은 “지난 1999년 산업정책국장 시절만 해도 부처별로 서로 얼마만큼 땅따먹기를 할 것인지가 주된 관심사였다”며 “두 부처가 이번 박람회 공동 개최를 계기로 모범적인 협력 모델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흡족해했다.

 이번 협약은 시작일 뿐이다.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쳐 마련된 이날 협약식이 더 큰 결실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중장기적인 공조체계 구축이 필수적이다.

 “조금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축하할 일입니다. 오늘 협약을 계기로 두 부처 사이에 더욱 장기적이고 포괄적인 협력이 이루어진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 한영수 한국전자거래진흥원장의 제언은 양 부처가 이제부터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김유경기자@전자신문, yuky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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