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부와 방송위원회가 차세대 휴대이동방송 규격 가운데 하나인 ‘DVB-H’ 실험방송도 공동 실시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이는 최근 IPTV 공동 시범사업 합의와 디지털방송추진준비단 구성에 이어 휴대이동방송 사업에서도 손을 맞잡는 것으로, 방송·통신 융합 추세에 걸맞게 양 기관의 ‘융합’도 보다 확대, 진전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2일 관계기관에 따르면 정통부와 방송위는 차세대 휴대이동방송 규격 테스트를 공동 추진키로 하고 최근 실무협의에 착수했다. 두 기관은 우선 정통부가 진행중인 ‘유럽휴대이동방송(DVB-H) 시스템 구축 및 테스트’와 방송위가 조만간 시작할 ‘DVB-H 프로젝트’를 함께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방송위 사무처는 그간 3기 방송위원 업무파행 등으로 중단됐던 ‘DVB-H 프로젝트’의 추진 상황을 보고하고 조만간 DVB-H 프로젝트를 위원회 의결 안건으로 올릴 예정이다.
정통부는 이에 앞서 지난해부터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을 통해 ‘지상파이동멀티미디어실험방송’이란 이름으로 DVB-H 시스템 구축과 테스트를 진행해왔다. 정통부 관계자는 2일 “방송위와 DVB-H 실험방송을 역할 분담해 추진키로 합의했다”며 전했다.
두 기관의 실무협의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정통부는 DVB-H의 시험방송 환경 구축 및 기술 검증 작업을 맡고, 방송위는 시청자 선호도 조사 등을 추진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ETRI는 현재 DVB-H를 위한 실험실 수준의 시험방송환경을 구축해 놓고 내달 울산지역 실험방송을 실시할 예정이다.
방송위는 올해 예산에서 ‘DVB-H 프로젝트’ 몫으로 5억원 예산을 확보했으나 추진일정이나 방법 등에 대해서는 조만간 결론을 내릴 계획이다. 방송위 사무처 관계자는 “주파수 여건 등을 감안할 때 방송위 혼자서 실험방송을 할 수는 없다”며 정통부와 협력 필요성을 설명했다. 3기 방송위원들이 다음 주 휴대이동방송 공동 추진방침을 의결할 경우 다음달 실시되는 정통부 프로젝트에 방송위도 함께 참여할 전망이다.
방송위는 그러나 DVB-H 프로젝트 추진 여부를 놓고도 적지 않은 고민을 안고 있는 게 사실이다. 지상파DMB 전국 방송도 아직 시일을 남겨두고 있는 상황에서 DVB-H 프로젝트를 추진할 경우 지상파DMB 진영의 반발을 살 개연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DVB-H 이외에도 미디어플로 등 다른 휴대이동방송규격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유독 DVB-H만을 위한 실험방송을 하는 데 대한 부담감도 존재한다.
방송위 관계자는 “최종 결정은 3기 방송위에서 의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통부는 방송위와 DVB-H 실험방송 공동 추진에는 합의했지만 그밖에 미디어플로까지 포함시킬지 여부는 협의한 바 없다고 밝혔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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