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윈도비스타 출시가 늦어지면서 PC용 반도체 회사들이 울상인 가운데 휴대폰용 반도체 업체들의 선전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속속 발표된 세계 반도체업체들의 올 1분기(4∼6월) 실적에서 휴대폰용 반도체업체들이 호조를 보이며 영업이익을 확대한 반면 기존 반도체 최대 용도인 PC용 생산업체들은 가격 인하 경쟁 등으로 수익이 크게 줄거나 적자로 전락하는 등 명암이 엇갈렸다. 휴대폰용 반도체를 생산하는 엘피다메모리·텍사스인스트루먼츠(TI) 등은 최대 실적을 거둔 반면 세계 반도체 1, 2위인 인텔·삼성전자 등의 수익위축을 보여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휴대폰용 반도체가 뜬다=엘피다메모리는 저소비전력 성능이 요구되는 휴대폰용 반도체를 개발, 이 분야 세계 점유율 60∼70%를 장악하고 있다. 지난 31일 발표한 이 회사 실적은 영업이익이 91억엔으로 전년 동기 26억엔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이는 분기 사상 최고 실적이다. 매출도 92% 증가한 921억엔에 달해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밖에 휴대폰 통화제어반도체를 생산하는 TI도 올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22% 순이익 상승했다.
◇왜 휴대폰인가=미국 조사기관인 가트너데이터퀘스트에 따르면 올 휴대폰 세계 출하 대수는 전년 대비 17.5% 증가한 약 9억6000만대. 이 중 메일 등 데이터 통신이 가능한 2.5세대(G), 동영상 및 음악 다운로드를 할 수 있는 3G 등에는 D램이 장착된다. 이 사실만 봐도 향후 D램 반도체의 최대 수요처로 휴대폰이 급부상하고 있다.
휴대폰용 플래시메모리를 생산하는 도시바는 올해에만 3540억엔이란 사상 최대 투자를 단행할 예정이다. 그만큼 수요가 일기 때문이라는 분석에서다.
◇반도체 ‘본업벌이’도 힘들어져=흔히 ‘반도체’ 하면 중앙연산처리장치(CPU)를 떠올리며 그 주 용도는 물론 PC다. 그러나 PC용 반도체를 생산하는 인텔 등이 올 들어 세계 PC 출하 둔화와 판매 경쟁으로 일제히 이익이 감소됐다. 또 마이크로소프트(MS)의 차세대 기본 운용 체계(OS) ‘윈도비스타’ 출시의 연기로 고급 PC용 반도체 교체 수요가 일어나지 않으면서 D램 가격이 하락, 적자폭이 늘었다.
인텔의 수익은 1분기 동안 전년 동기 대비 13% 줄어 들었고 영업이익은 무려 60%나 격감했다. 삼성전자도 세계 D램 시장 부동의 수위업체지만 휴대폰용 D램에 비해 수익성이 낮은 PC용 D램 수요 감소로 수익감소를 감수해야 했다. 대규모집적회로(시스템LSI)를 주력 생산하는 NEC일렉트로닉스도 1분기 58억엔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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