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SW, 해외 시장에 눈을 돌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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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IT산업은 미국·일본 등 선진국과 달리 반도체·통신단말기 같은 제조업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반면에 소프트웨어·통신서비스 등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이 차지하는 부분은 아주 작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세계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IT산업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런 문제점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중국 제조업 약진으로 국내 업체 수익성이 날로 악화되고 있으며 특히 휴대폰 단말기 분야는 선진국과의 경쟁에 밀려 시장점유율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고 국내 IT산업을 선진국형으로 만들기 위해선 소프트웨어 및 통신서비스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 이 분야에서 20∼30년 후에 세계를 선도할 글로벌 기업이 나와야 한다. 이를 위해선 정부의 노력이 중요하다. 정보통신부 소프트웨어 및 통신서비스 산업 정책은 기존 규제 위주에서 벗어나 사업자와 소비자의 결정을 존중하고 산업 육성을 위해 해외시장 개척을 지원하는 데 집중돼야 한다.

 60·70년대 정부가 중공업 기업을 집중 지원한 것이 오늘날 국가 발전의 밑거름이 됐다는 점에 비춰볼 때 부가가치가 무궁무진한 소프트웨어·통신서비스 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의무에 가깝다. 이런 점에서 정부의 마인드가 아주 중요하다. 말로만 하는 지원이 아니라 기업들에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기업이 영업에 어려움을 겪는 것 중 하나는 인지도와 자금 부족이다. 이로 인한 마케팅 채널 구축의 어려움은 국내 기업의 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다. 정부는 대기업과 연계한 판매 등 국내 중소기업의 소프트웨어 제품·기술 판로를 적극 도와야 한다. 뿐만 아니라 국내를 뛰어넘어 해외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해외 선진 시장에 진출하는 기업에 대해선 세제·금융 분야에서 인센티브를 부여해야 한다. 또 연구개발 자금을 우선 지원하며 공공기관 입찰 때 가점을 부여하는 등 다각적인 정책을 펴야 할 것이다.

 이동통신·초고속통신 등 통신서비스 산업 지원에 대한 정부의 마인드도 변해야 한다. 국내 통신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며 현재 경기상황을 고려할 때 소비자가 통신서비스에 지출할 수 있는 비용은 한계에 도달했다. 즉 와이브로(WiBro) 등 새로운 서비스가 시작돼도 추가로 통신비용을 지출할 수 있는 여력은 제한적이라는 이야기다.

 정부가 이런 시장상황을 중시하지 않고 기업들에 무리한 투자를 유도한다면 관련 기업들의 경쟁력이 약화될 것은 자명하다. 더 나아가 국내 통신사업자들의 해외 투자여력도 부실해질 것이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고 국내 통신산업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선 정부는 새로운 서비스를 무리하게 추진하지 말아야 한다. 또 IMT2000이나 와이브로 등 신규 서비스의 추진 일정을 시장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조정해야 한다. 이뿐만 아니라 예측과는 달리 시장 상황이 변할 경우 이를 현실에 즉시 반영해야 한다. 소비자의 요구보다 사업권 부여 시의 일정을 따르라고 하면, 시장도 없는 무의미한 투자가 이뤄지게 될 것이다. 이를 좌시하고 소비자가 외면하는 서비스를 계속하면 국내 통신서비스 업체 경쟁력 향상은 힘들어진다.

 국내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을 경우 해외 진출은 사실상 어렵다. 또 무리한 투자는 관련 단말기 부품 수입 등 막대한 국부 유출로 이어질 것이며 서비스 사업자의 해외시장 개척 기회가 박탈될 것은 자명하다.

 따라서 정부는 사업권 부여 시의 일정에 연연하지 말고 탄력 있게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또 통신 산업 분야에서 해외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는 기업을 지원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국내 시장 규제를 완화하고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충분한 해외시장 진출 동기를 부여하는 정책을 펴는 것이 중요하다.

◆문영성 숭실대 정보과학대학원 교수, mun@computing.ss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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