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칠기삼’. 성사되기 어렵거나 불가능해 보이는 일을 할 때 사람들은 하늘의 운명에 따른다는 의미로 ‘운칠기삼’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게임에도 이 법칙은 그대로 적용된다. 물론 기본적인 컨트롤이 뒷받침돼야 하겠지만 운이 없는 게임에는 재미가 없다. 상대방의 공격으로 쓰러지기 일보직전 생명 부활 아이템의 등장은 전세를 역전시킨다.
이같은 법칙은 레이싱 게임 내 아이템전에서 더 위력을 발휘한다. 도저히 앞지를 수 없을 때 물풍선을 사용, 상대방을 꼼짝못하게 만든 후 골인하면 1등을 차지할 확률이 커진다. 그만큼 아이템전에 운은 필수적 요소다.
그렇다면 이런 운을 철저히 무시하고 아이템전에서 1등을 할 수 있을까? 이번주 기자에게 던져진 미션은 ‘레이싱 아이템전에서 아이템을 안쓰고 1등하기’였다.
미션을 받은 기자는 우선 황당함을 느꼈다. 아이템전에서 아이템을 쓰지 말아야 한다는 점도 그렇지만 더구나 1등까지 하라는 미션이 가능하겠느냐는 점 때문이다. 하지만 주어진 임무는 임무. 어떻게 해서든 성공을 시켜야 한다는 오기가 생겼다.
우선 레이싱게임 중 ‘카트라이더’를 선택했다. 기자가 ‘카트라이더’에 대해서는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이 게임을 택하게 됐다.처음 대기방에 들어갔다. 긴장감이 흘렀다. 그러나 우선 아이템을 쓰지 않고 평소대로 게임을 해 보기로 했다. 그런 다음 어떻게 해야 1등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질지를 알아보기로 했다. 레벨은 파란장갑 5개. 높지도 낮지도 않은 중간레벨이다.
아이템 개인전 방을 누른 후 사람들을 기다렸다. 무지개 장갑까지 등장, 허거걱. 게임이 시작되자 곧 처참함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순위는 7위. 역시 아이템을 안쓰고 이기기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을 몸을 체험했다. 게임을 마친 후 아이템을 안쓰고 1등을 할 수 있는 전략 수립에 들어갔다. 가장 경계해야 할 대상은 물풍선과 바나나. 나머지 물파리와 도깨비 등은 피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우선 물풍선을 피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했다. 물풍선의 경우 대부분 도로의 중간에 터진다는 사실을 간파했다. 때문에 길의 가장자리로 달리면 충분히 피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바나나는 컨트롤로 피해보도록 했다.
그러나 문제는 기본 바디만으론 도저히 승산이 없다는 것이었다. 결국 비상회의를 소집, 바디교체와 간단한 방어용 아이템은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그나마 도전해 볼만 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바디는 비교적 아이템전에 강한 ‘캐논-D’로 정했다. 이 바디는 물풍선이나 물파리를 맞아도 빠른 시간 내에 탈출 할 수 있어서다. 이와함께 폭탄을 방어할 수 있는 풍선도 달았다. “이정도의 기능성 아이템을 장착하지도 않고 1등을 바라지는 않겠지…. ㅎㅎ”
드디어 준비를 마치자 사라졌던 자신감이 다시 차 올랐다. 지난 번보다는 조금 나은 실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물풍선도 쉽게 맞지 않았고 물파리를 맞아도 금방 탈출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이제 게임 속에서의 전략을 짤 때다. 출발을 다른 유저보다 늦게 출발하는 방법을 택했다. 아이템전이기 때문에 물리고 물리는 것은 기본. 이를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미션 성공의 발판이 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뒤를 따라간다 해도 너무 뒤쳐져서는 안된다. ‘부스터’를 사용할 수 없어 1등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장 적절한 순위를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테스트해 본 결과 3, 4위 수준이 가장 적당했다. 또한 최대한 지름길을 활용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전략을 수립하고 본격적인 미션 수행에 들어갔다.
만반의 준비를 갖춘후 기자는 자신감에 찼다. 아이템전에서 아이템을 안쓰고도 1등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파∼악 꽂혔다.그러나 미션 수행에 임하면서 한가지 빠뜨린 점을 인정해야 했다. 바로 컨트롤. 모든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컨트롤이다. 특히 ‘카트라이더’에서 드래프트는 가장 고난이도의 기술이다. 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스프드전에서의 승부가 결정난다. 특히 드래프트 이후 발생하는 부스터는 짧지만 강력한 스프드를 내기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빨리 가야 하는 입장에서 드래프트 기술을 어느정도 활용하느냐는 미션 승패를 결정짓는 요소였다.
이와함께 바디의 컨트롤에서도 문제가 발생했다. 도로의 가장자리로 달리는 중에 장애물을 피하기가 쉽지 않았다. 또한 가장자리로 달리는 것도 만만찮게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됐다. 문제점을 안 이상 할 수 있는 것은 컨트롤 능력을 높이는 것 뿐이었다. 드래프트와 컨트롤을 높이기 위해 연습에 몰두했다.
경기를 하면서 계속 드래프트를 사용할 시점과 어떻게 컨트롤 해야 하는지를 염두에 뒀다. 고난이도의 훈련 덕에 ‘카트라이더’의 최초의 맵인 ‘아이스 상어의 무덤’, ‘포레스트 골짜기’등에서는 어렵지 않게 컨트롤을 할 수 있게 됐다.
1등을 향한 모든 것이 갖춰진 상황에서 남은 것은 하늘의 운. 맵에서 나오는 아이템이 모두 바나나이기만을 기도했다.30회 가량의 연습을 한 이후였기 때문에 진정한 승부는 10회로 정했다. 횟수를 정한 만큼 더 부담감이 갈 수 밖에 없고 더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최선을 다했지만 10차례의 게임을 하는 동안 기자는 결국 1등을 차지하지 못했다. 하지만 10번의 경기에서 두번이나 2위를 차지했다. 처음엔 불가능할 것이란 우려와 달리 뜻밖의 좋은 결과가 나온 것이다. 1등 달성이라는 최종 미션 수행에는 실패했지만 가능성만은 확인한 셈이었다.
실패 원인은 1등을 잡기 위해서는 단 한번의 아이템 사용은 꼭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정말 운이 좋아 결승점까지 2위로 달렸다 해도 마지막 대역전극은 펼쳐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단 한번 결승점을 눈 앞에 두고 한번만 아이템을 사용한다면 1등은 무난할 것 같았다.
그러나 아이템전에서 아이템을 쓰지 않고 1등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은 확인할 수 있었다. 아직까지 기자의 컨트롤이 미약했다는 점을 인정할 수 밖에 없어서다. 뛰어난 컨트롤만 가능했다면 그리고 철저한 공략 전략만 수립했다면 충분히 이 미션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때문에 미션을 실패한 후 기자는 반드시 다음 기회에 다시 도전을 해볼 욕심이 생겼다. 미션은 계속된다. 승리의 그날까지∼.
<안희찬기자 chani7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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