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소문으로만 무성했던 HP의 머큐리인터랙티브 인수설이 25일(현지시각) 현실로 나타났다. 글로벌 업체 간 인수합병 소식을 들을 때마다 소프트웨어(SW)산업의 왕성한 번식력에 놀라면서도 한편으로는 국내 SW업계의 현실을 되새겨 볼 때가 많다.
이번 합병은 그동안 다른 벤더에 비해 SW업체 인수에 많은 돈을 쓰지 않던 HP조차도 SW에 관심을 쏟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HP는 컴팩 인수에 190억달러를 투자한 이후 가장 많은 비용인 45억달러를 SW업체 인수에 사용했다. 그만큼 HP 내부에서도 SW 가치를 인정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HP까지 SW업체 인수전쟁에 뛰어듦에 따라 글로벌 업체 간 인수합병 전쟁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최근 인수합병 전문가인 브라이언 미첼 오라클 아·태 사장은 방한간담회에서 “인수합병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 “5년 후 결과적으로 3∼4개의 SW업체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미첼 사장은 “어느 산업에나 여러 업체가 경쟁하다가 인수합병으로 시장이 재편되는 상황이 진행중이며 다른 산업에 비해 SW업계에서는 이 같은 경향이 두드러지기 때문에 준비작업을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과연 국내 SW업계 현실은 어떠할까. 업체 수 팽창으로 인한 과당경쟁, 저가수주에 따른 수익성 악화, 연구개발 투자 미비 등 계속되는 악순환 속에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해법 중 하나로 인수합병이 거론되기도 하지만 대부분 업체는 미동도 하지 않는다.
이런 가운데 최근 합병한 중소 SW업체의 상반기 매출 분석 결과, 합병 시너지 효과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합병 이전 양사 매출을 합친 것보다 합병 이후 적게는 40% 이상 많게는 두 배 이상 매출이 늘었으며, 수익성도 크게 호전됐다. 투자여력이 생겨 미래사업도 챙길 수 있게 됐다. 인수합병이 정답일 수는 없겠지만 시도해 볼 만한 가치는 있다고 생각되는 대목이다.
이병희기자@전자신문, sha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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