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티유미디어의 `사탕`

 위성DMB가 얼마나 열심히 뛰고 있는지는 현장에 안 가봐도 알 수 있다. 지하철에서 무가지를 펼치면 여기저기 보이는 ‘TU’란 글자가 그것이다. 삼성전자·LG전자 등 휴대폰업체도 몇 달째 위성DMB폰이 ‘최첨단’이라며 자랑을 아끼지 않는다.

 ‘그들의 땀방울’은 그대로인데 서너 달 전과 비교해 요즘은 좀 다른 냄새가 난다. 삼성·LG 등은 이제 ‘지상파DMB폰도 못지않게 좋다’고 떠든다. 숫자는 거짓말하지 않는다. 6월 한 달 지상파DMB폰과 위성DMB폰 판매대수는 각각 12만8000대와 7만1000대.

 지상파DMB사업자의 한 관계자는 “우리는 서로가 서로를 부러워한다”고 말한다. 말인즉, 지상파DMB는 정작 많이 팔리긴 하는데 무료여서 유료인 티유미디어가 부럽다는 것. 티유미디어로서는 하루가 다르게 단말기가 팔려나가는 지상파DMB 때문에 몸이 달아오른다.

 정확하게는 티유미디어가 지상파DMB를 부러워해야 할 터다. 정통부의 한 고위공무원은 “지상파DMB는 세월이 약”이라고 잘라 말한다. 어차피 500만대, 1000만대로 늘어날 테고 그때 가면 자연스레 광고가 붙고 수익모델이 발생한다는 것.

 그러나 티유미디어는 다르다. 올해 100만 가입자를 확보해도 문제가 끝나지 않는다. 가입자는 볼 만한 콘텐츠가 없다고 불만이다. 가입자가 생각하는 콘텐츠가격은 월 1만원 미만이란 지적이다. 근본적인 경쟁력 문제를 지적하는 셈이다.

 이런 상황인데도 티유미디어는 ‘위기설’이 나올 때마다 자기 보호에 급급하다. ‘모회사인 SK텔레콤이 티유를 버릴지 모른다더라’ ‘내년부터 반환할 차입금과 이자가 얼마라더라’ 등 소문에 예민하게 반응한다. 반면에 지상파DMB 측은 ‘지상파DMB 수익모델 구조적 문제’란 지적에 오히려 이참에 정책 지원을 따내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태도다.

 현장에서 땀 흘리는 티유미디어에 누군가는 ‘지금이 최악의 위기’라고 말해야 한다. 티유미디어는 주변 사람들이 고언이 아닌, 달콤한 사탕 얘기만 해주길 바라는지 모르겠다. ‘누군가’에게서 고개를 돌릴지, 경청할지는 티유미디어의 몫이다. 그러나 내년 이맘때 ‘위기론’을 말하는 이들은 지금 사탕을 주는 이일는지 모른다. IT산업부·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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