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현장, 테크노파크를 찾아서](2)대구테크노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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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구로에 있는 대구벤처센터 건물 전경

대구 성서3차단지 중심부에 있는 대구테크노파크(TP) 성서벤처1공장. 여름 한낮의 부산하고도 뜨거운 열기와는 반대로 공장 내부는 냉방이 강하지는 않지만 한적함에서 오는 서늘한 느낌이 오히려 바깥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지상 6층 규모의 성서벤처1공장에는 지원기관을 포함해 총 25개 기업·기관이 입주해 있다. 이 가운데 순수 입주기업은 18개사. 바로 옆 건물인 지상 9층 규모의 벤처2공장에도 지원기관을 제외한 11개사가 둥지를 틀었다.

 주로 소프트웨어(SW) 분야인 16개사가 자리잡고 있는 동대구로의 대구벤처센터와는 달리 이곳 성서벤처1, 2공장에는 첨단 제조벤처기업이 주로 입주해 있는 셈이다. 벤처공장은 생산라인을 구축하기 위한 공간이 아니라 시제품을 생산해보는 정도의 개념에 더 가깝다.

 벤처1공장 4층에 입주해 PMP와 협력업체의 와이어리스 TV 수출에 주력하고 있는 네오솔의 송호철 부장은 “지난해 대구TP의 해외전시회 및 비지니스상담회 지원사업으로 실질적인 수출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바로 아래층에 입주한 배터리 및 충전기 개발업체 대류정보통신과 지문인식 도어로크 제조업체인 디토정보기술도 대구TP가 지난해부터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해외진출 지원사업을 통해 적지않은 성과를 일궜다.

 대구TP 사업중 가장 중요한 부분은 팔릴 수 있는(사업화 가능한) 제품을 개발하고 있는 기업에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개발한 제품이 실제로 팔리도록(마케팅 지원) 도와주는, 철저히 수요자 중심 지원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업추진 방향이 과거에는 단순 연구개발(R&D)이나 자원배분식 지원이었다면 이제는 시장가치 창출이 가능한 부문에 집중적으로 투자한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바탕에서 시작된 대ㅇ구TP의 ‘R&BD 에이전시사업’은 R&D와 마케팅이 융합된 차세대형 R&D사업으로 대구TP의 핵심전략사업이다.

 기업이 자체적으로 진행하기 어려운 R&BD 활동을 대구TP와 공동 프로젝트로 설정해 기술과 맨파워, 마케팅 등을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이 사업의 핵심이다. 그동안 디젠·티지바이오텍 등 6개 기업과 수행해 온 R&BD 프로젝트를 올해 말까지 1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실용가능한 차세대 기술의 연구개발과제를 선정해 지원하는 차세대선도산업기술연구개발사업도 3년째 접어들면서 결실을 보고 있다. 지금까지 총 37개 과제가 선정돼 11개 과제가 성공적으로 끝났고 나머지 사업은 진행중이다.

내년부터는 R&D 신규과제 외에 개발완료기술의 사업화에도 중점을 두고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최근에는 대구은행과 공동으로 ‘DGB 넥스 테크론’을 개발, 과제로 선정된 기업에 대해 사업화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대구TP는 또 동대구밴처밸리 활성화를 위해 동대구로에 20층 규모의 복합비즈니스센터도 건립할 계획이며, 아울러 성서벤처공장의 잔여용지 4500여평에도 중소기업을 위한 R&D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다.

 대구TP는 이 같은 인프라를 기반으로 시장가치를 창출하고, 수요자중심의 지원체계를 구축하는 지역의 실질적인 혁신주체로 거듭난다는 구상이다.

◆입주기업-­네오솔

대구TP 성서벤처1공장 입주기업인 네오솔(대표 이철호 http://www.neosoltech.com)은 지난 2004년 7월 세계 최초로 OLED 패널을 적용한 PMP를 상용화하면서 PMP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기업이다.

 네오솔이 ‘클리오드’라는 브랜드로 출시한 PMP 제품은 풀 컬러 OLED를 적용, LCD와는 달리 시야각 제한이 없고 자연스러운 화질을 구현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초에는 지상파DMB를 내장한 제품(모델명 클리오드 3550)을 출시, 대부분의 PMP가 갖고 있는 기능을 탑재했지만 가격은 더 저렴해 소비자에게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이 제품은 DivX 및 XviD 코덱뿐만 아니라 WMV9 등 대부분 디지털 멀티미디어 동영상 파일을 재생하고, VCR와 캠코더, DVD 등 외부 AV기기와 연결해 시청과 동시에 녹화도 할 수 있다. MP3P기능과 텍스트파일 뷰어·전자앨범·FM라디오 기능은 기본이다.

네오솔은 지난해 초 독일 하노버 세빗에서 일본과 이탈리아에 1500만달러어치를 공급하는 수출계약 성과를 시작으로 유럽 등 기타지역에도 수출계약이 잇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앞으로는 러시아를 포함한 동유럽 등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마케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네오솔은 이를 기반으로 올해 62억원의 매출이 무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내년에는 두 배가량 성장한 12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이철호 사장은 “차별화된 제품개발로 경쟁에서 우위를 지켜나가고 PMP와 와이어리스 TV 등 기존 사업의 마케팅 확대를 위해 국내외 전시회도 적극 참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입주기업-­위니텍 

 통합재난관제시스템 전문기업인 위니텍(대표 강은희 http://www.winitech.com)은 1997년 창업 후 지난 10년간 재난관제분야 사업만 고집, 국내 최고의 통합관제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로 명성이 자자하다.

 위니텍의 주요사업은 통합재난관제시스템 구축 및 컨설팅, 유비쿼터스 소방방재기술 연구개발, 통합재난관제시스템 유지보수 및 IT서비스 사업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통합재난관제시스템은 재난에 신속하고 정확하게 대응하기 위해 긴급신고전화, 무선통신, 지령방송, 전산시스템 등을 통합해 재난재해로부터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실시간 상황관제 및 의사결정 정보시스템을 뜻한다.

 위니텍의 기술력은 관제시스템 전문 SW와 유무선 제어시스템, 각종 하드웨어를 직접 개발해 공급함으로써 통합관제의 성능을 극대화했다는 점이다.

 이를 기반으로 위니텍은 대구소방본부를 시작으로 울산·부산·광주·대전·제주도 등 각 지역 소방본부에 119 종합정보시스템과 긴급구조시스템 등을 잇달아 공급했다.

 최근에는 자체기술연구소를 통해 유비쿼터스 기술인 USN/RFID, 텔레매틱스 등 신기술을 재난관제시스템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중이다. 이와 관련, 올해 초에는 대구시로부터 USN 기반 화재예방관리시스템 구축사업을 수주받아 사업을 진행중이다.

 소방분야 재난관제시스템에서 점차 USN/RFID를 활용한 방재시스템으로 사업영역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관제시스템 구축 경험과 기술력을 기반으로 향후 u시티 통합정보센터 관제실까지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62억원에서 올해는 80억원, 내년에는 130억원까지 바라보고 있다.

 강은희 사장은 “해외 재난관제시장으로도 적극 진출해 향후 세계 통합관제시스템 분야의 선두기업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정재훈기자@전자신문, jhoon@

◆인터뷰-­신동수 대구TP원장 

 “자산가치의 창출과 서비스의 질적 향상이라는 시각에서 비교해 본다면 대구TP가 다른 시범TP에 비해 가장 앞서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신동수 대구TP 원장은 시범테크노파크 사업 8년째를 맞는 대구TP의 성과에 대해 “정말 잘했다라고 평가내리기는 힘들지만 그래도 그동안 지역의 혁신주체로서 많은 결실을 해온 것은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신 원장은 또 “향후 TP의 자립화를 위해서 자본금 70억원 규모의 벤처캐피털을 올해 안에 출범시킬 계획”이며, “캐피털은 지역 벤처비즈니스 육성을 위해 최소 1000억원 이상의 전문투자펀드를 조성하는 사업도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동대구로에 설립할 복합비즈니스센터와 관련, 신 원장은 “20층 규모의 대규모 센터를 건립하기 위해서는 정부는 물론이고 지자체와 지역기업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어야 가능하다”며 “앞으로 지역혁신 기관과 금융기관 등을 적극 유치해 센터가 조기에 건립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기업을 지원하는 주요기관의 각종 지원정보를 한곳에서 안내할 수 있는 기술경영통합플랫폼(대구하나로지원센터)은 현재 지역기업들에 필요한 지원정보를 맞춤형 및 원스톱으로 제공해 준다는 점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그는 또 “대구하나로지원센터가 최근 장비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고, 오는 9월께면 통합검색 및 커뮤니티 기능이 추가돼 활용도가 훨씬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 원장은 끝으로 “올 하반기에는 수요자 중심의 기업지원시스템을 강화하고 내부적으로는 재정자립을 위한 사업들을 준비하는 기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구=정재훈기자@전자신문, jh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