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시장 진출을 노리던 지상파DMB 단말기 업계가 가격과 수신제한시스템(CAS) 때문에 애로를 겪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시장 진출을 노리는 국내 업체들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중국시장 내 지상파DMB 단말기 가격이 급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중국시장을 조사하고 온 명화네트 관계자는 “차량용 셋톱박스 제품의 경우 이제는 단말기 대당 가격이 70달러 이하로도 제안되고 있다”며 “국내 업체들간 가격 낮추기 경쟁이 도를 넘어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 처음 중국시장에 단말기 판매를 논의할 당시 가격이 200달러에 육박했음을 감안하면 처음 가격의 3분의 1 수준까지 급락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시장에서의 경쟁 과열에 따라 판매처가 부족한 단말기 업체들이 중국시장으로 동시에 눈을 돌리면서 벌어진 상황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상파DMB 방송을 하고 있는 중국 사업자들이 유료 부가서비스 제공을 위해 CAS를 채택해 방송하고 있는 것도 수출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현재 베이징은 코어트러스트, 상하이와 광둥은 이데토의 CAS를 사용하고 있다. 이들 지역에서는 일부 채널은 무료로 방송하고 있으며, 특정 채널에 대해서만 CAS를 적용해 방송하고 있다. 때문에 CAS가 적용되지 않은 단말기로는 무료 채널 밖에 시청하지 못한다.
CAS 적용을 위해서는 초기 개발비용이 들고, 단말기 판매시 대당 비용도 별도로 지불해야 한다. CAS를 적용한 단말기를 상용화하는 데 드는 개발기간도 최소한 2개월 이상은 걸린다. 중소업체들이 대부분인 지상파DMB 단말기 업체로서는 이러한 비용과 기간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일부 업체들은 아예 중국 진출에 대해 관망하는 자세로 돌아섰다. 박일근 지상파DMB 수신기전문협의회 의장은 “지금으로선 중국시장에 진출한다고 해도 득보다 실이 많을 것 같아 업체들이 조용히 지켜보는 것 같다”며 “국내 상황을 봐도 먼저 시작했다고 해서 시장에서 성공한 것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우병기 이데토코리아 지사장은 “중국시장 진출을 위해 CAS 적용에 대한 중소기업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며 “최대한 중소업체들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건호기자@전자신문, wingh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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