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21]

 인간이 저지르는 가장 추악한 범죄 가운데 하나가 성폭력이다. 특히 성폭력범죄는 재범률이 아주 높은데 우리나라의 경우 80%를 웃돌 정도다. 성폭행 재범률을 낮추기 위해 최근에는 범인 신상공개, 야간출입통제, 전자팔찌 등 다양한 방법이 거론되고 있으며 그 중에서 ‘화학적 거세’ 도입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화학적 거세란 애초에 성욕이 일지 않도록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을 줄이는 약물치료다. 약물투입을 중단하면 성욕을 회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물리적 거세와는 뚜렷한 차이가 있다.

화학적 거세를 실제로 시행하고 있는 캐나다는 주로 ‘CPA(Cyproterone Acetate)’와 ‘데포 프로베라’라는 호르몬제를 사용해 테스토스테론 분비를 차단한다. CPA는 뇌로 하여금 혈중 성호르몬이 과다하게 많은 것으로 인식하도록 해서 성호르몬 분비를 줄이도록 유도하는 약이고, 데포 프로베라는 여성 피임약으로 개발됐으나 후에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낮추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진 약이다.

캐나다에서 화학적 거세의 효과는 매우 뛰어나다. 캐나다 교정국은 약물치료가 성폭행범의 성적 망상을 크게 줄여 재범률을 현저하게 떨어뜨린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가족상담·집단상담·인지행동 치료를 병행하면서 실제로 지난 10년간 캐나다 성폭행 재범률은 25%에서 15%로 떨어졌다.

아직 만성피로·우울증·두통 등의 부작용을 해결하는 문제가 남아 있지만 화학적 거세가 성폭행 재범률을 막는 데 매우 효과적이라는 사실은 증명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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