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 업계가 기업(OEM) 수요를 잡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시게이트에 인수된 맥스터가 오는 9월 국내 OEM 영업을 전면 중단하면서 기존 맥스터 제품을 쓰고 있던 업체가 다른 공급선을 찾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 게다가 주연테크·대우루컴즈 등 중견 업체도 공급량을 늘리면서 이 시장을 잡기 위한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가장 먼저 포문을 연 것은 시게이트. 맥스터를 인수한 시게이트는 기존 맥스터의 OEM 물량을 그대로 인계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게이트는 국내 업체 중 유일하게 삼성전자에 납품하지 못했지만 올 초 첫 납품을 시작해 점유율이 크게 올라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시게이트가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지난 상반기 국내 시장을 대부분 석권했다”며 “가전 기기용 HDD에 강점을 가진 맥스터 인수로 가전 시장도 넘보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기업 시장의 점유율 높이기에 나섰다. 삼성은 연 5000만대 규모의 구미공장 생산량을 수년 내 배 이상으로 끌어 올리기 위해 별도의 공장 부지를 물색 중이다. 웨스턴디지털도 삼보컴퓨터 외에 노트북PC 신규 진출 업체를 대상으로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정부의 PC 프로젝트는 이들 업체가 가장 눈독 들이는 시장이다. 대량 납품으로 기업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정부라는 안정 매출처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방부가 추진하고 있는 사이버PC방은 초기 물량만 4만 여대에 달해 저장장치 대부분을 납품한 히타치GST의 점유율이 급상승했다.
시게이트 측은 “국방부 외 다른 정부 기관도 2만 여대의 PC교체를 단행할 계획인 등 최근 정부 PC교체 프로젝트가 잇따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신규 PC업체의 가세도 HDD 업체엔 호재다.
올 초 대우루컴즈가 기존 데스크톱PC 이외 노트북PC 시장에 진출했고 늑대와여우도 자체 노트북PC를 시장에 내놨다. 또 주연테크도 조만간 노트북PC 시장에 진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민 히타치GST코리아 사장은 “몇 년간 침체됐던 기업 HDD시장이 최근 신규 업체의 가세로 확대되고 있는 분위기”라며 “PC뿐만 아니라, PMP 등 휴대용 모바일 기기에 탑재되는 HDD 물량도 급속히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정훈기자@전자신문, exis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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