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포럼]SW강국으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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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정부는 SW강국으로 가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보이고 있다. 정보통신부에 소프트웨어진흥단이 만들어졌고 소프트에어진흥원은 이미 연간 2000억원 이상의 엄청난 예산을 쓰고 있다.

 하지만 SW산업은 우리 희망대로 성장하고 있지 못하다. 일반적으로 SW라고 하면 컴퓨터에서 작동하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그러나 넓은 의미로는 인터넷·콘텐츠 등 디지털화돼 있는 모든 것을 SW라고 말할 수 있다. 더 확대 해석하면 문화산업도 SW산업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범위의 넓고 좁음을 떠나 SW산업의 특성을 바탕으로 한 인프라 구축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서 산업사회의 패러다임과 다른 새로운 개념의 지식사회의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산업사회에서는 근면, 성실, 원가절감, 불량률 제로, 생산성 향상 등이 성장 동력의 화두였다면 지식사회에서는 창조, 열정, 도전 등이 중요한 화두다.

 창조적인 발상에 의한 부가가치 창출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이미 다 아는 사실이다. 문제는 창조력을 확대하는 데 가장 중요한 동력이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어느 정도 먹고 사는 것을 해결한 우리가 새로운 가치를 위해 도전하고 창조적인 뭔가를 만들어 내겠다며 온몸을 던질 만한 열정의 동인(動引)은 과연 무엇일까.

 월드컵은 세계인의 열광 속에 치러진다. 국내에서 전파낭비네, 스포츠정신이 훼손되었네 라고 비판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들도 새벽에 숨죽여 축구를 보며 열광한다. 승패에 웃고 우는 동안 FIFA는 2005년에만 약 7000억 매출에 1500억 정도의 이익을 만들어냈다. 이게 바로 SW산업이다. 카지노를 금지하는데도 수천 개의 도박장이 버젓이 주택가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우리 현실을 보라. SW적인 발상으로 정책을 추진했다면 주택가까지 침투한 도박장을 막고 엄청난 세금도 확보했을 것이다. IPTV와 같은 새로운 분야도 과거에 얽매여 한 발짝도 못 나가고 있지 않은가.

 왜 사람이 몰리고 열광하는지 그 이유를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들을 열광하게 해 줄 수 있어야 하고 큰 과실이 있어야 한다. 그러면 SW산업은 지원하지 않더라도 자연히 육성된다. 열정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이 SW산업 육성 정책의 근간이다.

 이제 차분하게 지식산업사회의 인프라를 한번 생각해 보자. SW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수천억원의 지원 자금이 아니다. SW 종사자들의 머릿속을 가득히 채워줄 열정이다.

 우리가 SW강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수요를 창출해 주어야 한다. 예를 들어 구매조건부 개발 같은 것이다. 국가에 필요한 최고의 기술 개발에 가장 값비싼 보상을 해줌으로써 대박을 터트려 주는 것이다. 각종 지원 자금 없이도 밤잠을 설쳐대며 새로운 기술 개발에 정진하게 될 것이다. 공정하고 투명한 룰 하에서 사회적인 보상이나 금전적인 보상이 크면 클수록 SW산업은 육성될 수 있다. 지금처럼 골고루 차별 없이 나눠 주는 정책으로는 일시적으로 경쟁력 없는 기업들의 생명을 연장해 주는 결과밖에는 이뤄낼 수가 없다. 그 돈이 결국은 앞서 나가는 기업들의 발목까지 잡아 흔드는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반드시 이뤄야 할 과제가 글로벌 시장으로의 확대다. 그들과 오랜 신뢰관계를 맺고 인프라를 구축하며 이를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나 기술이 지속적으로 개발·성장할 수 있도록 해 줘야 한다. 물건을 파는 데만 익숙했던 우리 선배들과는 달리 함께 만들고 함께 나누는 글로벌 마인드가 시급한 때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수요를 창출하면 기술 개발이나 인재 양성은 하지 말라고 해도 자연스럽게 될 수 있다.

 뭔가 나눠 주기 식의 눈에 보이는 진흥정책을 과감히 떨쳐버리고 그들의 마음을 자극하고 승자가 큰 보상을 얻을 수 있는 열정적인 인프라를 구축해 SW강국으로 하루빨리 진입했으면 좋겠다.

◇전하진 인케코퍼레이션 대표 hajin@haj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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