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온라인 게임시장에서 개발과 서비스가 분리 진행되는 히트작이 잇따라 나오면서 해당 게임 개발사와 퍼블리셔 간 대립이 도를 넘어 시장 생태계까지 위협하고 있다.
농구게임 ‘프리스타일’을 두고 개발사 제이씨엔터테인먼트가 서비스 업체인 KTH와 계약 연장 조건을 두고 갈등 끝에 결별한 데 이어, 온라인 게임 시장 1위 게임인 ‘스페셜포스’, 캐주얼 댄스게임 ‘오디션’ 등 올해 들어 돈을 벌어 들이는 게임은 예외 없이 개발사와 퍼블리셔 간에 감정의 골이 깊게 패여 있다.
최근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며 상용화를 목전에 두고 있는 ‘서든어택’도 개발사 게임하이와 퍼블리셔 CJ인터넷의 관계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이 악화됐다.
◇계약 조건에 빈틈 너무 많아=대부분의 퍼블리셔는 “가능성만 보고 투자해 게임을 키워준 게 누군데?”라면서 개발사를 비난하고 있다. 개발사는 “돈을 벌고 나니 나 몰라라”한다며 퍼블리셔에 책임을 돌리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어설픈 계약 관행이 근본적인 문제라고 진단한다. 계약 특성상 단 한번도 공개되진 않았지만, 대부분의 국내 계약에는 △계약기간 △판권 계약금액 △서비스 지역에 대한 제약 조건 △발생 매출 배분 비율 △상호 피해에 대한 배상 및 보상 등 아주 기초적인 조항만 명시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에 수십년째 개발·퍼블리싱 역사가 쌓인 해외 선진국에서는 상용화 매출 발생 시 5% 증·감마다 배분 비율을 할증·차감하는 조항을 넣는 것은 기본이라는 것. 심지어 개발자 중 개별 인력의 신상변화 시 계약조건이 어떻게 달라지는 것까지 규정하고 있다. 결국 국내 업체의 허술한 계약 조건이 화를 자초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퍼블리싱업체 성장성 ‘발목’ 잡힐 수도=올해 들어 주식시장에선 퍼블리싱업체의 주가 상승여력이 개발업체보다 월등히 높다는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상황은 장기적으로 악재가 될 수밖에 없다.
한 시장 전문가는 “개발사와 퍼블리셔 간의 관계가 이렇게 악화되면 개발사는 무조건 피인수 또는 자체 서비스로 돌아설 테고, 퍼블리싱 시장에는 아예 신작 게임이 나오지 않는 ‘파국’이 도래할 수도 있다”며 “이는 조그마한 개발사가 자체 서비스로 성공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점에서 ‘공멸의 길’인 셈”이라고 말했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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