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사부가 남겨준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매일 같이 패싱훈련에 주력했다. 한 주동안의 맹훈 덕분에 정확하고 빠른 패스를 할 수 있게 됐다. 숏패스는 물론 수비 뒷 공간으로 찔러넣는 스루패스도 곧 잘 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예상치 못했던 두 가지 문제점이 드러났다. 바로 슛 타이밍과 수비불안의 문제였다.
빠른 패스웍으로 상대수비들을 따돌리고 페널티에어리어 안에 도착해도 슛을 하면 이상하게 공중으로 솟구치거나 골키퍼에게 패스하듯 했다. 또 수비시에는 상대 공격수를 따라붙지 못해 번번히 위험한 상황이 연출됐다. 해결책을 고심하고 여러가지 방안을 세워 실행해 봤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이러한 궁금증을 가지고 사부를 만나기 위해 컴투스FC로 향했다.
이름:김현화
나이:23
선택국가:한국“패스웍 많이 늘었네요. 이제야 축구종가 잉글랜드팀 같네요” 사부는 상대 수비수들 사이로, 혹은 수비 뒷공간으로 빠르고 정확하게 패스 하는 것을 보고 실력이 많이 향상 됐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다른 고민이 있다는 것을 이미 짐작하고 있었다는 듯 정확히 문제점을 짚어냈다.
“패스는 많이 향상됐는데 골은 언제 넣으실 건가요?” 번번히 골문을 피해가거나 상대 골키퍼의 선방이라고 하기엔 너무 힘없는 슈팅을 지적했다. “슈팅 게이지를 반대로 이해하고 있어 생기는 문제예요. 골대 가까이 있을 때만 게이지를 가득채우고 슈팅을 하세요. 그렇지 않으면 골대를 넘어가 버리거든요.” 처음부터 슛의 강약 조절을 잘못 이해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슛에 관한 팁을 하나 알려드릴게요. 센터링이나 코너킥을 잘 이용하세요. 일반 킥보다는 헤딩슛이 들어갈 확률이 높거든요.” 실제 축구와 마찬가지로 중앙 쪽으로의 직선 공격은 수비수를 밀집시켜 공격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는 사부의 설명이다. “세트플레이로 상대 수비수를 흔들어 놓는 것이 중요해요. 그리고 한가지 더, 헤딩슛을 할 때는 위치선정과 타이밍이 아주 중요해요. 반복적으로 연습하다 보면 타이밍을 익힐 수 있죠.”짧은 시간이지만 사부의 가르침 아래 슛 타이밍과 강약조절을 연습했다. 반복적으로 연습하다 보니 골 결정력이 몰라보게 향상됨을 느꼈다. 골망이 출렁거리는 순간 “바로 이 맛이야”라는 짜릿함을 느낄수 있었다.
하지만 경기 결과는 5 대 2, 4 대 1로 처참했다. 연습때문이라고 생각하기에는 너무 어이없는 점수였다. 또 연습을 위해 상대팀으로 가장 약체를 골랐으니 변명의 여지가 없었다. 실망하고 있는 순간 사부의 가르침이 이어졌다.
사부는 “수비불안의 이유는 아직 키 조작에 대해 확실하게 인지하지 못하고 있어 생긴 것”이라며 “따라붙기 키와 태클을 적극 확용할 것”을 권했다. ‘따라붙기?’ 생소한 용어에 순간 당황했다. 사부는 기자의 얼굴에서 당혹감을 알아챘는지 웃으며 말을 이었다. “플레이 하는 것을 보고 따라붙기 키를 사용하지 않고 플레이 한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이 상황을 한마디로 하면 ‘나는 공격만 할테니 수비수들은 너희들 알아서 해라’예요.” 그러고 보니 수비수들을 이동시켜 직접 공을 뺏어 본 적이 없는 것 같았다. “자 보세요.”
사부는 일부러 상대편 골대에 공을 차주고 나서 몸소 수비요령을 보여줬다. #키를 누르고 있자 수비수가 공을 향해 꾸준한 움직임을 보였다. “이 키를 이용하면 방향키를 사용할 것 없이 상대 수비수들을 쫒아 갈 수 있어요.” 당연한 것이었다. “그래서 기초가 중요해요. 모든 게임은 인터페이스를 완벽히 익히는 것이 첫 번째 과제죠.”다시 게임을 시작했다. 슛과 수비불안을 해결하고 나니 몰라보게 성장했음을 느낄수 있었다. 게임이지만 잉글랜드가 아르헨티나를 2 대 0으로 누르고 38년의 질긴 악연에 종지부를 찍은 것이다. “정말 잘했어요.” 그 동안의 강훈 결과가 사부의 가르침으로 더욱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이 외에도 자신이 감독이 돼 적절한 포메이션 설정과 선수교체가 이뤄진다면 최강의 팀으로 거듭날 수 있죠.
“자 이제 모든 것을 전수해 드렸어요. 같이 한 게임 할 까요?” 사부는 같은 조건에서 같은 팀을 상대로 겨뤄보자는 제안을 했다. 모든 것을 전수 받았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게임에 접속했다. 경기가 시작되고 기자는 온 정신을 게임에 집중했다.
가슴에는 태극마크를 달고 있었다. 상대는 숙명의 라이벌 일본. 라이벌 답게 밀고 밀리는 접전이 벌어졌다. 하지만 아시아 최강, 아니 월드컵 4강신화를 일궈내며 세계 강호로 우뚝 선 대한민국의 저력 앞에 일본대표팀은 무참히 무너져 내렸다.
결과는 3 대 1의 승리. 하지만 사부의 스코어는 놀랄만한 것이었다. 그 유명한 5 대 0의 스코어를 만들어낸 것이다. 역시 고수의 반열은 아무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이 아니가 보다.
“잘 하셨어요. 조금만 더 하시면 최 약체팀으로도 당당히 브라질과 맞서 싸울 수 있겠네요. 하지만 게임을 잘 하기 위해서는 먼저 즐겨야 한다는 것 잊지마세요.” 사부는 마지막으로 이영표 선수가 유소년 선수들에게 했던 “천재는 노력하는 사람을 이길수 없고,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길수 없다”는 말을 인용하며 즐기면서 플레이 할것을 당부했다.
<김명근기자 diony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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