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부와 방송위원회가 마침내 디지털방송 활성화 추진을 위해 ‘범정부적 추진기구’를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또 ‘디지털방송 전환 및 활성화에 대한 특별법(가칭)’을 함께 마련해 9월 정기국회에 상정한다는 공동 목표를 세웠다.
이번 합의는 특히 두 기관이 그동안 별도로 ‘디지털방송활성화협의회’(정통부), ‘제5기 디지털방송추진위원회’(방송위)를 구성·운영해 왔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디지털방송 활성화에 대한 시각이 서로 달랐던 정통부와 방송위가 비로소 디지털방송 전환의 시급성과 디지털방송 활성화의 중요성에 인식을 같이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정통부와 방송위는 2일 ‘범정부적 추진기구’의 사무처 격인 ‘디지털방송추진준비단’을 구성하고 3일 공동 운영에 나서기로 했다.
◇‘대립’에서 ‘협력’으로=디지털방송추진준비단은 앞으로 구성될 ‘범정부적 추진기구’의 손과 발이 될 조직이다.
추진준비단에는 김준상 정통부 방송위성팀장과 박준선 방송위 기술정책부장이 공동 간사를 맡고, 이정구 정통부 전파방송산업팀장, 양한열 방송위 지상파방송부장 등 두 기관 5명씩 총 10명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추진준비단은 구성과 동시에 △디지털방송 활성화를 위해 고위급 인사가 참여하는 범정부적 추진기구 구성·운영 방안 △범정부적 추진기구에서 논의할 추진 과제 마련 △디지털방송 활성화를 위한 공청회·토론회 개최 △국내외 자료 수집 등의 업무를 맡게 된다.
그동안 정통부와 방송위가 각자 ‘디지털 전환 정책 주도권’을 확보키 위해 대립했던 데에서 한발 나아간 셈이다.
앞으로 범정부적 추진기구가 발족하면 여기에선 디지털 전환을 위한 특별법을 마련할 예정이다. 범정부적 추진기구에선 아날로그방송 종료 일정 확정, 디지털TV 보급 방안 등을 포함해 실제 디지털 전환에 필요한 모든 정책 방안이 집중 논의된다. 두 기관이 함께 조율하는만큼 9월 국회에 특별법 상정 시 통과 가능성도 한층 높다.
◇갈 길은 멀다=정통부와 방송위는 이번 합의로 ‘두 기관 간 갈등이 디지털 전환을 가로막는다’는 비판에서 벗어나게 됐다. 그러나 이번 추진준비단 공동 구성·운영이 실질적으로 디지털 전환에 보탬이 되기 위해서 아직도 갈 길이 멀다.
두 기관 간 갈등의 골을 잘 메울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정통부 관계자는 “추진준비단의 공동 사무실은 방송위가 있는 목동 방송회관과 광화문에 있는 정통부 건물 등 2군데에 둘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직 밀고 당기는 소모적 신경전은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3기 방송위원 선임도 변수다. 9월 정기국회에 맞춰 특별법을 제출하려면 범정부적 추진기구는 이달 발족해도 시간이 촉박한 상황이다. 그러나 방송위의 새 수장인 3기 방송위가 선임된다고 하더라도, 언론노조 등의 반발이 예상돼 정상적으로 활동을 시작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3기 방송위원장이 빠진 추진기구는 구성키 어렵다.
김준선 방송위 부장은 “시간이 없기 때문에 학계·산업계 전문가와 정통부·방송위 국장 급으로 구성하는 소위원회를 먼저 꾸리는 방안도 검토중”이라고 설명했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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