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4대 그룹사를 이끄는 인물로 본 전략

Photo Image
진헌진 티브로드 대표, 강대관 HCN 대표, 임영학 CJ홈쇼핑 대표, 강석희 CJ미디어 대표, 홍성원 현대홈쇼핑 대표, 이관훈 CJ케이블넷 대표, 김성수 온미디어 대표(왼쪽부터)

 국내 미디어 업계를 사실상 주도하고 있는 CJ·현대백화점·태광·오리온 4대 그룹(기업집단)에서 실제 미디어사업 부문을 이끄는 CEO들의 위상은 어느 정도일까.

 4대 그룹은 최근 4∼5년간 케이블TV로 대변되는 미디어 시장에서 공격적인 인수합병 등을 통해 급성장하며 시장 주도권을 확보한 상태다. 이들은 또한 미디어 시장을 차기 성장동력군으로 보고 투자에 인색하지 않은 공통점도 가진다. 그렇다고 각 그룹에서 미디어 부문을 이끄는 임원들이 최고의 직급과 대우를 받는 건 아닌 듯하다. 그룹에서 보기엔 갓 태동한 ‘막내’이기 때문이다. 최근 2∼3년 새 그룹 미디어전략 선봉장이 속속 그룹의 핵심으로 주목받는 것 또한 사실이다.

 ◇미디어 판을 새로 짠 4대 그룹=미디어 시장을 초기 선점한 4대 그룹은 재계 순위(2006년 공정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자료 기준)로는 CJ(24위)·현대백화점(38위)·태광산업(45위) 등이다. 오리온그룹은 자산 규모가 작아 뒤처지긴 하지만 그룹 매출이 2조원대로 이를 기준으로 하면 50위 이내에 든다.

 현재 케이블TV 부문의 3대 축은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방송채널사용사업자(PP)·홈쇼핑사업자다. SO 부문에서는 태광그룹의 티브로드가 1위, CJ그룹의 CJ케이블넷(최근 인수한 드림씨티방송을 포함할 경우)이 2위, 현대백화점그룹의 HCN이 4위 규모다. PP에선 오리온그룹의 온미디어가 압도적 강자로 자리매김한 가운데 CJ그룹의 CJ미디어가 2위 구도를 갖췄다. 홈쇼핑 부문에서는 2위인 CJ그룹의 CJ홈쇼핑이 선두인 GS홈쇼핑 자리를 노리는 가운데 현대백화점그룹의 현대홈쇼핑이 3위를 잇는다.

 ◇그룹별 특징=대표이사의 직급을 보면 CJ그룹에서는 CJ홈쇼핑(임영학)과 CJ케이블넷(이관훈)이 부사장급이고 CJ미디어(강석희)는 상무급이다. CJ홈쇼핑은 CJ케이블넷의 1대 주주(지분율 51%)이기도 하다. CJ홈쇼핑은 전임 조영철 대표이사가 사장급이었던만큼 그룹 내 직급체계에선 좀더 인정받는 모양새다. 이관훈 대표는 지난 2004년 말 상무에서 부사장으로 진급, 자연스레 CJ케이블넷의 위상도 제고됐다. CJ그룹으로선 아직 CJ홈쇼핑·CJ케이블넷·CJ미디어가 모두 업계 2위라서 아쉽다.

 현대백화점에선 현대홈쇼핑의 홍성원 대표이사가 올해 초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계열사를 통틀어 사장직급은 하원만 현대백화점 사장, 경청호 그룹기획조정본부장, 김태섭 현대H&S 등 4명에 불과하다. 반면에 HCN의 강대관 대표는 상무급. 현대백화점이 본래 유통을 본업으로 하는만큼 인프라 사업에 가까운 HCN보다 현대홈쇼핑이 주요 전략사업자로 판단한 셈이다.

 태광산업그룹의 미디어 전략을 총괄하는 진헌진 티브로드 대표이사는 디지털미디어센터사업자인 KDMC 사장을 겸직하며 PP인 이채널과 폭스코리아까지 사실상 이끈다. 진 사장의 그룹 내 직급은 전무. 그는 특히 그간 태광그룹이 현재의 미디어 강자로 성장하는 산파역을 맡은 공신이기도 하다. 태광그룹은 아직 SO 집중이 강하며, PP나 홈쇼핑 분야는 약하다. 지난해 우리홈쇼핑 지분을 인수하는 등 미디어 시장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그 한가운데 진헌진 대표가 있다.

 오리온그룹은 PP 시장에서 입지전적인 인물로 통하는 김성수 온미디어 대표이사가 있다. 김 대표의 직급은 부사장이다. 김 대표는 디지틀온미디어 대표를 겸직하면서 산하의 4개 SO까지 총괄하는 등 미디어 전략 선봉장인 셈이다. 김 대표는 국내 PP 시장이 ‘제로’에 가까웠던 시절에 투니버스를 앞세워 새 케이블TV 시청문화를 이끌어낸 주인공이기도 하다. 오리온그룹 내에선 한때 SO 강화 의견도 도출됐으나 현재는 김 대표를 정점으로 PP 중심전략이 자리잡았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