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라"

 정보통신부가 3년 만에 IT정책 우선순위에 대한 폭넓은 의견수렴의 장을 연다. 29·30일 이틀 동안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산·학·연 관계자 300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정책 토론회를 준비한 것이다. 지난 2003년 8월 ‘IT신성장동력 발전전략 토론회’ 이후 3년 만이다. 3년 전 성장동력 안이 만들어졌다면 이번 행사는 지난 3년을 평가하고 정책 우선 순위를 재검토한 뒤 새로운 길을 모색하자는 의도다. ‘IT산업의 새로운 도약’이라는 주제에서도 나타난다.

◇2001년을 지나며 성장 둔화로 돌아선 IT 해법 찾기=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에 따르면 지난 99부터 지난해까지 6년 동안 IT산업이 연평균 GDP 성장에 미친 영향은 1.9%로 나타났다. 또 1997∼2004년에 IT산업으로 창출된 일자리는 같은 기간 총 사업체 고용 증가의 20%를 웃돌았다. 그러나 2001년을 기점으로 IT산업의 성장률은 둔화 추세로 돌아섰다. 이동통신은 2001년, 초고속인터넷은 2003년 이후 정체가 지속되는 분위기다. 범용 부품의 IT수출 기여도는 미약한 대신 이동통신단말기·반도체·디스플레이 패널의 3대 품목 수출비중이 높아지는 불균형 현상도 나타났다. IMF 외환위기 이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당당히 한 자리를 차지한 IT산업이 이렇게 된 데는 △중국 부상 등 외부환경 변화 △디지털 컨버전스라는 시장 변화에 대응 미흡 △IT 부품소재산업 및 소프트웨어산업 성장기반 취약 등의 구조적 요인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디지털 컨버전스 시대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은 IT산업의 정체를 더욱 심화시키는 큰 요인이다.

◇시장중심 정책·정책기획평가 기능 강화하자=주제 발표자 가운데 정인억 KISDI 부원장은 사전 배포된 자료에서 “IT산업 구조의 고부가가치 창출과 함께 부문 간 균형성장을 위한 시책이 필요하다”는 것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산업정책의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 정책기획 및 평가 기능을 강화하고 수요중심의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임주환 한국전자통신연구원장은 “오는 2015년께면 인간과 협업하는 로봇, 오감정보처리 컴퓨터, 다수 시청형 다시점 3차원 TV, 인텔리전트 튜터링 기술이 부상할 것”이라며 “기계 자체의 진화를 중시하는 기존 기술개발 방식에서 탈피해 소비자와 시장수요 중심의 인본주의적 기술개발을 적극 추진하고, 특히 이종산업 간 협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IT정책을 펼쳐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 밖에 오덕환 IDC코리아 대표는 “2010년까지 IT 투자 증가율이 6%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감과 함께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구글과 같은 와해성(disruptive) 비즈니스 모델 발굴, 세계 IT 커뮤니티에 호소할 수 있는 고품질 상품 개발 등을 들었다. 

◇행사개요=29일 첫날에는 정구현 삼성경제연구소장의 ‘글로벌 경쟁전략과 리더십’을 주제로 한 특별강연에 이어 ‘IT산업 정책의 우선순위’ 주제의 패널토론이 있다. 30일에는 유망산업 분야인 RFID/USN·디지털TV/방송·홈 네트워크·지능형 로봇·디지털콘텐츠·소프트웨어의 8개 분야별로 발제와 정책토론이 이어진다. 특히 노준형 장관은 이번 행사에서 기조연설자 및 정책토론 패널 등 오피니언 리더를 직접 만나 정책 추진에 대한 의견도 수렴한다.

IT839 성과물 시연행사도 함께 개최된다. 지능형 로봇을 비롯해 디지털 액터 기술, 초광대역무선(UWB) 기반 무선1394 전송기술, 바이오셔츠를 통한 생체신호 모니터링 기술, 기존 기술보다 10배 빠른 200Mbps급 무선랜 기술, 휴대폰 기반 모바일 무선인식(RFID) 기술 등이 시연될 계획이다.   신혜선기자@전자신문, shin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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