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근기자의 고수에게 배운다]컴투스 사커 2006(상)

월드컵 열기가 한창이다. 대한민국의 경기가 있는 날이면 하루종일 거리는 온통 붉은색으로 물들고 “대∼한민국!!”이라는 응원구호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2002년으로 돌아온 것 같은 느낌이다. 월드컵 열기로 대한민국 전체가 들썩거리는 이 때, 기자도 축구열풍에 동참하고자 모바일 축구게임의 고수를 찾아나섰다.

이번에 도전할 종목은 모바일 축구게임의 지존이라 불리는 ‘컴투스사커2006’. 이번엔 과거와 같은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철저한 예비훈련에 돌입했다.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다는 모바일 게임의 장점을 최대한 이용, 출·퇴근 중 연습에 몰두한 것이다. 이런 강훈의 결과인지 실력은 일취월장했고 매 경기마다 승리할 정도에 이르렀다.

이런 자신감으로 가득차 있을때 컴투스FC에서 은둔 고수를 발견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사부와의 첫 대면을 위한 발걸음이 가벼웠다.약속장소로 향하며 사부가 어린 나이의 중·고생일 것이리라 짐작했다. 왜냐면 대개의 모바일 게임 초고수 지존은 청소년층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뜻밖에도 사부는 아담한 체구의 20대 초반의 여성이었다. 잠시 어리둥절해 있는 사이 사부가 먼저 다가와 인사를 건넸다.

“연습을 많이 했다니 정말 기대되네요. 플레이하는 모습을 보고 싶은데요.” 사부는 먼저 기자의 실력이 어느정도 인지 가늠해 보고 싶다며 플레이 해볼 것을 권했다. 기자가 의기양양, 연습때 처럼 OK버튼을 연타하며 경기장에 입장하려는 찰라 사부의 첫 가르침이 시작됐다.

“잠깐만요. 게임셋업 화면으로 돌아가 보세요. 이 게임은 조작버튼 설정이 아주 중요해요. 때문에 게임을 시작하기 전에 자신에게 맞는 조작법을 찾아야 해요. 초보탈출은 여기서부터 시작이죠.” 사부는 조작버튼 설정을 상세히 설명했다.

‘컴투스 사커2006’은 4버튼식과 8버튼식의 두가지 조작법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돼있다. 4버튼은 이동과 패스, 슛 등의 키가 나눠져 있어 두 손으로 조작할 수 있기 때문에 콘솔에 익숙한 유저들에게 유리하다. 반면 8버튼은 한손으로 모든 것을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다소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정교한 플레이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부분의 고수들이 8버튼을 이용하는 것도 정교한 플레이를 할 수 있기 때문이예요.” 정교한 플레이를 할 수 있다는 사부의 말에 기자는 망설임 없이 4버튼을 설정하고 다시 게임을 시작하려는 순간 여지없이 사부의 제제가 들어왔다. “우선 4번튼식으로 연습하세요. 게임에 어느 정도 익숙해질 때까지는 두손으로 조작하시는게 편할 거예요.”사부가 지켜보는 가운데 게임을 실행하기 위해 다시 모바일 축구세계로 입장했다. 그리고 평소 좋아하던 잉글랜드 팀을 고르고 상대로는 일본팀을 지목했다.

“팀은 잘 고르셨네요. 강팀으로 약팀과 많이 겨루는 것은 실력을 늘릴수 있는 좋은 방법이죠.” 처음부터 어려운 팀을 상대로 고전 하게 되면 게임에 대한 재미도 반감하고 실력도 늘지 않는다는 것이 사부의 설명이다.

사부의 칭찬 아닌 칭찬에 어깨를 들썩이며 게임을 시작하려는 찰라 사부의 질책이 이어졌다. “그렇게 빠른 모드로 진행하면 약체를 상대하는 의미가 없어요. 그리고 이지모드를 골라야죠. 처음에는 조작에 익숙해지고 게임을 즐기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사부의 가르침에 따라 모든 게임세팅을 마친 뒤 비로소 게임을 시작할 수 있었다. 사부가 지켜봐선지 게임이 쉽게 풀리지 않았다. 전반전 스코어가 0대 0. 강훈을 계속해온 결과로는 실망스런 스코어였다.

“축구에서 어떤 기술이 가장 중요할 것 같아요?” 사부의 갑작스런 질문에 말문이 막혔다. 이를 지켜보던 사부는 계속되는 질책이 미안했는지 미소를 띄며 가르침을 이어갔다. “어려운 질문이 아니예요. 축구에서는 기본적으로 패스가 가장 중요해요. 게임에서도 마찬가지예요. 아무리 드리블을 잘해도 계속해서 공을 가지고 있다보면 언젠가 공을 빼앗기게 돼있어요. 빠르고 정확한 패스만이 살 길이죠.”

사부의 가르침에 무언가 깨달음이 머리를 스쳤다. 골을 넣야 겠다는 마음에 골문을 향해 줄기차게 드리블만 시도한 것이다. 때문에 상대에게 자주 공을 빼앗기는 경우가 생겼다. 사부는 기자의 얼굴에서 깨달음의 미소를 읽었는지 설명을 계속했다. “바로 그거예요. 드리블을 많이 하는 것 보다는 패스를 통해 상대 골문으로 향하는 것이 중요해요. 패스의 성질은 실제 경기와 같다고 보시면 돼요.”

‘컴투스 사커’에는 실제 축구와 같이 숏패스와 스루패스, 롱패스가 있다. 숏패스는 5번키로 가장 가까운 선수에게 패스 하는 것이며 스루패스는 #키로 받는 선수의 전방으로 공간 패스 하는 것이다. 롱패스는 *키로 멀리있는 선수에게 공을 연결하는 것이다.

“패스하는 것을 직접 보여드릴께요.” 사부는 자신의 폰으로 경기장에 입장했다.

사부의 가슴엔 태극마크가 달려있었다. 상대는 스위스. 우리 대표팀의 마지막 상대였다. 사부는 경기시작과 함께 현란한 패스를 선보이며 상대진영을 압박해 나갔다. 스위스 선수들은 맥을 추지 못하고 무너져 내렸다. 경기결과는 3대 0의 완승. 사부의 놀라운 실력에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다음에 오실 때는 완벽한 패싱력을 기대하고 있을께요. 정확한 패싱력만 갖춘다면 어느 팀이고 무서울게 없어요.” 사부는 빠르고 정확한 패싱력을 갖추라는 과제를 남겨주며 다음 주에 만날것을 기약했다.

<김명근기자 사진 =한윤진기자@전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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