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기획-코스닥 10년]기고-새로운 10년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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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성신 한국증권선물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 kwakss@krx.co.kr

내달 1일이면 코스닥시장이 개설된 지 10주년이 된다. 그간 격변하는 국내외 경제환경 속에서 코스닥시장은 비약적 발전을 거듭해 왔다.

출범 첫해 상장기업 343개, 시가총액 8조6000억원이던 시장규모는 현재 상장기업 927개, 시가총액 61.5조원의 세계적 신시장으로 성장했다. 이제 코스닥시장은 중소·벤처기업들의 안정적인 자금조달을 위한 한국경제의 핵심 금융인프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러한 양적성장 과정에서 성장통을 겪어온 것도 사실이다. 외환위기 직후 세계적인 IT붐으로 코스닥시장의 주가가 급등하였으나 IT버블 붕괴로 인한 주가급락과 기업수지악화로 투자자들에게 적지 않은 손실을 주기도 했다. 또한 수익성이 악화된 일부 상장기업의 경영진과 최대주주의 도덕적 해이로 인해 시장의 신뢰성이 크게 손상되는 아픔도 겪었다.

하지만 대다수 코스닥 상장기업들은 한국경제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 나가고 있다고 자부할 만하다. 인터넷·게임 등과 같이 전혀 새로운 사업영역을 창출해 가고 있는가 하면 반도체·휴대폰·LCD 등 우리나라 대표 IT분야의 메이저 기업들과 상생·발전하는 핵심 파트너로 성장하고 있다. 이밖에도 독자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기업들도 있다. 이들은 높은 성장성과 더불어 건실한 실적을 바탕으로 새로운 벤처 부흥기를 준비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KRX(증권선물거래소) 출범 이후 지난 1년반 동안 코스닥시장은 시장의 신뢰성과 투명성 제고를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일정기간 손실규모가 큰 기업의 조기퇴출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보완했고, 규모가 작거나 실적이 나쁜 기업이 우회상장을 통해 시장에 진입함으로써 발생할 투자자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코스닥 상장기업에 대한 정보의 부재와 비대칭 문제 해소를 위한 기업분석보고서의 정기적 생산·배포제도(KRX 리서치 프로젝트)의 시행, 국내외 IR의 적극적인 지원 등 상장기업의 정보 공급도 확대해 왔다. 또한 상장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 기술력은 있으나 수익성이 미흡한 성장형 벤처기업이 코스닥시장에서 자금조달을 할 수 있도록 진입요건을 개선했고 상장기업의 부담으로 작용해온 공시의무사항을 축소해 상장유지비용을 경감시켰다.

지난 10년이 양적인 성장기였다면 앞으로의 10년은 질적인 도약을 추구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해야 할 과제가 많다.

상장기업 측면에서는 먼저 경영자들이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한번 기업가 정신을 발휘해 성장의 핵심동력인 기술개발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다음으로 상장기업에 상응하는 윤리의식과 주주중시 경영을 통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 확고한 윤리관을 가진 기업들이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적극적인 IR활동, 성실한 공시, 성장과실의 적정한 분배 등에도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코스닥시장은 이러한 상장기업의 노력을 지원하기 위해 서비스 제공자로서 새로운 역할을 수행해 나갈 것이다. 시장 관리자로서 한계기업이 신속히 퇴출되도록 하고 불공정거래에 대한 감시를 더욱 강화해 시장의 신뢰도를 한단계 업그레이드하는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다. 기대와 찬사, 비난과 질책 속에서 빠르게 성장해 온 코스닥시장은 이제 다음 10년을 준비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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