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CW 차이나넷컴 자산매각 싸고 갈등심화

 홍콩 최대 통신업체 PCCW(Pacific Century Cyber Works Limited)의 자산매각과 관련, 2대 주주 차이나넷컴의 부정적 입장에도 불구하고 매각을 강행할 입장을 밝혔다. 중국정부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것으로 인식되는 차이나넷컴의 입장을 공식부인하면서 정치적으로도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2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자산일부를 호주 맥쿼리 은행에 매각하려는 PCCW는 반대입장을 보인 차이나넷컴에 대해 자산매각 반대입장을 밝힐 입장이 아니라며 정면반박했다.

이 신문은 ‘PCCW가 지난해 1월 지분 20%를 넘기면서 차이나넷컴과 체결한 계약상의 허점을 근거로 반박에 나선 것’이라고 해석했다. 당시 계약서에는 ‘차이나넷컴은 PCCW가 유선 및 인터넷사업의 지분매각을 거부할 수 있다’고 적혀 있다. 따라서 PCCW가 주식이 아닌 자산을 매각할 경우 차이나넷컴이 거부할 권리는 어디에도 없다는 것이다. 또 계약서는 PCCW가 자산매각에 앞서 차이나넷컴의 자문을 받도록 명시했지만 이 역시 거부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PCCW는 주장한다.

하지만 계약상의 논리만 내세워 PCCW가 회사매출의 71%를 차지하는 통신, 미디어 사업을 매각하기에는 위험부담이 너무 크다는 지적도 있다.

PCCW 지분 20%를 소유한 리처드 리 회장이 이번 매각을 밀어 붙일 경우 차이나넷컴의 실질적 주인인 중국 정부를 크게 자극할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정부의 눈밖에 난다면 리 회장이 아무리 많은 현금을 가져도 중국 본토에서 사업을 벌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차이나넷컴은 지난해 1월 PCCW의 지분 20%를 10억달러에 인수하면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당시 PCCW지분인수는 홍콩반환 이후 본토기업이 홍콩에 단행한 최대의 투자로 간주됐다. 따라서 중국당국이 자존심을 걸고 홍콩을 대표하는 통신기업의 해외매각을 저지할 것이란 관측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편 PCCW는 자산매각과 관련해 호주 맥쿼리 은행과 미국 텍사스 퍼시픽그룹-아시아 자회사 뉴브리지 캐피털로부터 두 건의 인수제안을 받았다고 공식 확인했다. 전문가들은 PCCW와 차이나넷컴과 갈등과 상관없이 향후 PCCW 인수전에 참여를 희망하는 해외자본세력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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