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기업 고객관리, 이것만은 명심하라!’
고객 중심 경영은 어제오늘의 화두가 아니다. 마이클 델 델컴퓨터 회장과 경영학의 거두인 피터 드러커는 고객을 ‘왕’이라고 했다. 또 세계적 IT업체인 IBM과 소니는 각각 고객을 ‘황제’와 ‘신(神)’으로 표현했다.
그러나 고객 경영이 말처럼 쉽지는 않다. 세계적인 기업도 고객 경영을 최우선으로 한다고 내세우지만 의외의 허점으로 큰 낭패를 보곤 한다. LG경제연구원은 22일 ‘고객이 외면하는 기업’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세계적인 기업들의 고객 경영 실패 사례와 이의 해결책을 소개했다.
◇속단은 금물=‘고객은 아마 이것을 원할 거야’라는 막연한 생각은 실패로 이어질 때가 많다.
델처럼 전화·인터넷을 통해 PC를 판매하는 게이트웨이는 델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고객이 매장에서 PC를 평가하고 구입할 수 있도록 수백 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개설했다. 그러나 이는 오히려 제품값 상승으로 이어져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며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고 말았다.
기술 지상주의도 언제나 통하는 것은 아니다. 듀폰의 ‘케블라’가 대표적인 사례. 듀폰은 철보다 5배 강하고 무게는 철의 5분의 1밖에 안 되는 신물질 케블라를 발명했다. 그리고 철로 짜인 레이디얼(Steel-belted radial) 타이어를 대체한다는 목표하에 5억달러를 투입해 시장을 공략했으나 고객들은 저렴한 기존 레이디얼 타이어를 선호했다.
◇고객을 ‘물’로 봤다간 큰 코 다쳐=1992년 미국에 진출한 마이크로소프트(MS)는 중국어 입력을 편하게 하는 SW를 개발하고 정부·대학과 유대를 강화하며 초기 시장을 개척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빌 게이츠 회장이 “중국인은 SW를 상습적으로 훔친다”고 발언한 뒤 반MS 정서가 유발됐고 이는 막대한 손실로 이어졌다.
도시바가 고객에게 사죄문을 발표한 것도 유명한 사례. 도시바 AS 직원의 불친절한 발언이 녹취돼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려졌으며 이것의 조회 건수가 200만회를 넘자 지이데 쓰오 부사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사죄문을 발표했다.
◇고객 경영 어떻게=LG경제연구원은 △고객의 변화에 민감하라 △직접 접촉해 확인하라 △고객 접점을 중시하라는 3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특히 고객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도록 미국의 월풀이 주방 가전 종합 전시실을 설치해 고객이 신제품을 사용하는 모습을 관찰하며 기호나 생각의 변화를 파악한 사례를 들었다.
강진구 연구원은 “고객 우선주의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현장에서 일관성 있게 적용되는 분명한 원칙과 규정이 있어야 한다”며 “이와 함께 적절한 책임과 권한이 부여될 때 효과적인 고객 대응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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