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모니터 시장이 PC방과 월드컵 특수로 부활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매출 악화로 폐업이나 업종 전환이 두드러지던 것과 달리 전문업체들의 매출이 크게 늘어나면서 신생 업체도 속출하고 있다. 하지만 ‘반짝 특수’를 겨냥한 영세업체들이 난립하면서 가격 출혈경쟁이 심화되고, 수준 이하의 제품도 기승을 부리는 등 부작용도 잇따르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비티씨정보통신·피씨뱅크21·오리온정보통신 등 LCD모니터 전문업체들의 지난 5월까지 매출이 전년대비 20∼30%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올해 3월 LCD모니터 사업을 본격화한 엔텍LCD가 4개월 만에 매출 40억원 돌파를 눈앞에 두는 등 신생업체들도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는 지난 4월부터 게임 PC방을 중심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난 수요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독일월드컵을 겨냥해 출시한 TV겸용 대형 LCD모니터가 시장에서 호응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이선종 엔텍LCD 사장은 “PC방을 중심으로 수요가 급증하면서 지난 달부터 서울 용산전자상가에서는 19인치 이상 LCD모니터가 품귀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피씨뱅크21이 지난 달 선보인 24인치 TV겸용 모니터는 일주일만에 1000대가 팔릴 정도로 반향을 일으켰으며, 비티씨정보통신은 PC방으로 공급되는 19인치 LCD모니터가 월 평균 2000∼3000대씩 꾸준히 팔리고 있다.
이처럼 LCD모니터 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신제품 출시는 물론 신생업체 설립도 잇따르고 있다. 특히 PC방 수요를 겨냥한 20인치 이상 대형 모니터 출시 업체는 지난 달 20여개에서 한 달만에 30여개로 50%나 급증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LCD 모니터 경기가 되살아나면서 올 들어 새로 생긴 업체만 줄잡아 20∼3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PC방 특수를 겨냥해 업체가 난립하면서 가격 출혈경쟁도 고조되고 있다.
에이텍 관계자는 “PC방 모니터 총판업체들은 제품의 성능이나 브랜드를 떠나 가격만 놓고 제품을 구매하는 추세”라며 “이 때문에 중국, 대만 등 저가 패널을 사용한 정체불명의 제품이 가격질서를 크게 흔들어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피씨뱅크21 관계자는 “지난 달부터 적용된 개정건축법 시행령에서 45평 이상 PC방이 판매시설로 분류돼 신규 오픈이 어려워진데다, 정부가 사행성 PC방 단속을 강화하면서 게임 PC방 창업 열기도 머지 않아 꺾일 전망”이라며 “PC방 반짝 특수를 누린 영세 모니터 업체들도 머지않아 퇴출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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