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보유 차세대 이통 핵심기술 중소 휴대폰기업에 이전

오는 9월부터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보유한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이 공개입찰을 거쳐 중소 휴대폰 기업들에 이전된다.

 이에 따라 지멘스·인터디지털 등 외국기업의 유럽통화방식(GSM) 특허공세에 무방비에 놓여 있던 국내 중소 업체들이 ‘크로스 라이선스’ 방식으로 특허 협상력을 키워나갈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정통부 관계자는 오는 8월 ETRI가 보유한 이동통신 표준 특허분류 작업을 끝내고 9월부터 일반 공개경쟁 입찰을 통해 해당 특허기술을 단계적으로 중소 휴대폰 제조업체들에 양도해 나갈 것이라고 18일 밝혔다.

신정혁 ETRI 지적재산팀장은 “3세대 이동통신·CDMA·네트워크 등 ETRI가 보유한 핵심 특허기술을 민간기업에 적극적으로 이전할 계획”이라며 “그러나 중소기업에 대한 해외 특허출원 권리양도는 아직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정부 계획이 알려지자 중소 휴대폰 업계는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다. 국내에서 GSM 휴대폰을 개발하는 곳은 40여곳으로 올해 700여만대를 수출, 120억달러 이상의 외화를 벌어들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GSM 단말기업체는 그동안 ETRI가 보유한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 사용권리 이전을 요구해 왔다.

 ERTI는 현재 유럽형 3세대 이동통신(UMTS)을 포함한 이동통신 표준기술 1700여건의 특허분석 작업을 진행중이다. 특히 UMTS 분야에서는 국제 이동통신표준화기구(ETSI)에 등록된 총 964건 가운데 4개의 핵심특허도 보유하고 있다.

GSM 단말기 생산업체의 한 관계자는 “정부 계획이 실현되면 대응 특허가 없는 상당수 중소기업의 로열티 부담이 크게 낮아질 것”이라며 “특히 크로스 라이선스를 체결할 수 있어 기업운영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한편 지멘스·모토로라·에릭슨 등 GSM 표준 특허를 대거 보유한 외국기업은 한국기업에 휴대폰 판매가격의 1.5∼2%의 특허 로열티를 요구하면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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