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5시]e스포츠의 생명력

“근래 부쩍 성장하고 있는 e스포츠를 보면 정말 살 맛 납니다.” 한 e스포츠 관계자의 말이다.

최근 한국 e스포츠의 상황을 보면 이 관계자의 말을 이해할 수 있다. 잇단 기업팀의 창단으로11개 구단이 모두 모기업의 후원을 받는 진정한 프로스포츠의 모양새가 만들어졌으며 지난해 통합된 프로리그가 다양한 변화를 시도, 관객몰이에 성공하고 시청률이 상승하는 등 가시적 성과를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양적 성장을 보고 일각에선 e스포츠가 태동한 이후 임요환, 홍진호 등 스타급 선수들에 의한 도약기 이후 두번째 퀀턴점프를 이루어 내는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최근 지상파에서 e스포츠를 다루는 프로그램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것도 달라진 e스포츠의 위상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을 보면 e스포츠가 하나의 대중스포츠로 자리잡은 듯 보인다. 허나 한가지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이러한 관심은 e스포츠가 프로스포츠로서 마케팅 툴로서 활용가치가 있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라는 사실이다.

프로의 세계는 냉정하다. 사각의 링에서 상대선수와 주먹을 주고 받으며 경쟁하는 것 뿐 아니라 해당스포츠도 대중의 관심이 지속될 흥미요소를 끊임 없이 찾아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실제로 과거 70∼80년대 홍수환, 박종팔, 문성길 등을 필두로 최고 인기를 구가했던 프로복싱은 현재 사양길에 접어들다 못해 거의 사장된 분위기다. e스포츠도 마찬가지다. 경기장에서 마우스와 키보드를 조작하며 싸우는 선수들뿐 아니라 e스포츠 자체도 다른 콘텐츠와 끊임없이 소리없는 싸움을 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e스포츠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얻어내기 위해서는 e스포츠 자체도 다른 콘텐츠에 대한 비교 우위를 차지해야 한다. 관객들은 흥미가 없어지면 냉정하게 경기장을 떠나 다른 콘텐츠로 이동할 것이기 때문에 끊임없이 새로운 흥행요소를 만들어 차별화 해야 한다는 것이다.

선수들은 경기장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재미있는 경기를 만들어 내야 할 것이며, 관계자들도 대중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경기 외적 콘텐츠 제공에 힘써야 할 것이다. 이러한 노력들은 결국 e스포츠를 야구나 축구와 같이 하나의 대중스포츠로 자리매김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치열한 경쟁에서도 재미있는 콘텐츠를 무기로 오래도록 사랑 받는 e스포츠를 기대해 본다.

<김명근기자 diony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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