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업체와 해커들이 격돌하는 보안전쟁의 전선이 이제 온라인 광고시장으로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 광고시장에서 ‘클릭사기’(click fraud)가 극성을 부리면서 구글, 야후 등 포털업체의 광고수익모델이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 보도했다.
클릭사기는 온라인 광고의 클릭수를 고의로 부풀려 경쟁회사의 광고비용을 올리거나 홍보 효과를 왜곡시키는 행위를 말한다. 구글처럼 클릭수로 광고료를 산정하는 PPC방식(Pay-Per-Click)의 수익모델을 갖춘 회사가 클릭사기를 당할 경우 광고주는 홍보효과는 못본 채 광고비만 늘어나는 피해를 보게 된다. 온라인 광고시장에서 광고클릭수를 조작하는 클릭사기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하지만 해커들이 최근 온라인 광고의 헛점을 노리고 정교한 악성SW를 경쟁적으로 개발함에 따라 그 위험성이 증폭되고 있다.
클릭사기용 악성SW의 주력은 ‘봇넷’(botnet)으로 불리는 해킹프로그램. 이 봇넷에 감염된 PC는 주인도 모르게 다른 사람의 지시로 클릭사기를 비롯한 각종 사이버 범죄에 악용되곤 한다. 특히 봇넷이 불특정 다수의 PC속에 숨어서 광고클릭수를 조작할 경우에는 외형상 합법적인 광고클릭과 구별하기가 매우 어렵다.
지난달 스페인의 보안업체 팬더 소프트웨어는 순전히 클릭사기 전용으로 개발된 봇넷이 10만대가 넘는 가정용 PC를 감염시킨 사실을 확인하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인건비가 싼 외국에서 속칭 ‘알바’를 단체로 고용해 광고클릭수를 조작하는 사업이 성행한다는 주장도 한다.
구글과 야후는 클릭사기의 심각성을 인정하면서도 통제가능한 위험요소의 하나일 뿐이라며 애써 평가절하는 입장이다. 이들은 또 온라인 트래픽을 24시간 감시하면서 클릭사기가 감지되면 즉시 광고주에게 변상해 준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온라인 광고시장에서 클릭사기로 과장되는 광고노출의 비중이 약 30%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 광고주들이 온라인 광고효과의 신뢰성에 대한 의문을 갖게 하기에 충분한 수준이다.
<>시장의 우려높다=한때 주당 500달러를 넘나들던 구글의 주가가 300달러대로 주춤해진 것도 주수입원인 검색광고 매출의 안정성을 우려하는 시장의 판단이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 3월 구글은 클릭사기로 인해 지난 4년간 과도한 광고요금을 집행한 광고주들에게 총 9000만달러를 보상하기로 했다. 그러나 대형 인터넷업체들이 과연 앞으로 클릭사기 방지를 위한 노력을 얼마나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 시각이 많다. 무엇보다 클릭사기를 방지하는 기술적 대책 마련이 쉽지 않다는 점이 고민이다.
이 때문에 구글과 야후는 악성 SW를 배포해 수익을 올리는 회사들을 집중 조사하는 ‘악성소프트웨어 근절 연합(Stop Badware Coalition)’을 구성하고 클릭사기 퇴치를 위한 전방위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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