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부의 강대영 통신전파방송정책본부장이 12일 제주에서 개막된 케이블TV업계(SO·종합유선방송사) 최대 잔치 ‘KCTA 2006’에 참석했다. 올해 4회째인 이행사에는 SO 업계는 물론이고 유관 장비업체, 해외 관계자까지 찾아든다. 올해 주제는 ‘당신의 내일을 창조하라’다. 속을 보자면 ‘우리가 당신들 삶의 내일을 만들어줄 주체’라는 자신감이 배어 있다. 통신과 방송 진영 간 격전이 진행중인 가운데 방송진영은 이날 ‘웅성대는’ 축제 분위기였다. 방송위원회는 노성대 위원장뿐 아니라 이효성 부위원장, 박준영 상임위원 등 주요 인사들이 모두 참석해 SO 관계자들에 덕담을 던졌다. 사실 방송위원회는 KCTA 행사 때마다 제주도에 장관급이나 차관급 인사들이 내려와 축사도 하고 콘퍼런스 참여도 해왔다.
이런 행사에 정통부 국장급 인사가 참석한 것 자체가 ‘뉴스’다. 다들 그런가 보다 하고 넘기고 있지만 4회째가 되도록 정통부는 국장급은커녕 과장급들도 파견하지 않았다. 지난해에 사무관급 한두 명이 내려와 콘퍼런스에 참여한 게 신선했을 정도다. 그런데 올해는 국장급이 내려왔는데도 주최측은 별반 신경을 안 썼다. 심지어 주최측이 내놓은 ‘주요 참석 인사 명단 보도자료’에는 그의 이름이 없다. 정통부를 대표해서 내려왔는데 주요 인사는 아니었나 보다. 한 SO 관계자는 “글쎄요, 본래 차관이 온다고 했는데 국장이 대신 왔나 보네요”라고 심드렁해 했다.
이상하다. SO는 방송사업자지만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 수익을 내는 통신사업자기도 하다. 전국 100여 SO 중에서 초고속인터넷사업 수익 없이 지탱하는 곳은 한 군데도 없다. 초고속인터넷 수익이 없었다면 오래 전에 문을 닫았을 SO도 많다.
SO들은 정통부 국장을 홀대해서는 안된다. 당장 7월부터는 기간통신사업자로 편입돼 정통부의 규제를 받아야 한다. 게다가 강대영 본부장은 정통부 통신방송융합 정책을 짜는 고위 공무원이다. 물론 SO들이 심정적으로 방송위로 흐르게 한 데는 정통부 탓도 크다. 그래서인지 SO 관계자들 뇌리에는 ‘정통부는 통신 편’이란 공식이 박혀 있다고 한다. 하지만 과연 누가 누구의 ‘찬밥’인가. SO가 정통부의 찬밥인가, 정통부가 SO를 홀대해 왔나. 제주=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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