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국적 기업은 기존의 식민주의적 접근방식에서 탈피해야 한다.”
새뮤얼 팔미사노<사진> IBM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12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기고한 글(‘Multinational have been superseded.’)에서 “다국적 기업들은 반(反) 글로벌화의 역풍을 피하려면 기존의 식민주의적 접근방식에서 탈피해 새로운 형태의 기업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식민주의적 접근방식’의 대표적 사례로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및 IBM이 공장을 유럽과 아시아에 짓고 연구개발(R&D) 조직을 미국에 두는 것을 꼽았다.
팔미사노 회장은 반 세계화 조류가 다국적 기업들에 대한 공격으로 발전되지 않도록 하려면 ‘세계적으로 통합된 기업(globally integrated enterprise)’을 지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통합된 기업’을 ‘전세계적으로 구축된 정보기술(IT)과 통신 인프라를 바탕으로 경영 표준과 기술을 공유해 직무와 경영활동을 세분화하고, 더 많은 이에게 생산과정에 참여할 기회를 부여해 최적의 조합을 찾는 조직’이라고 정의했다.
팔미사노 회장은 “세계적으로 통합된 기업은 기업 활동을 조직화하는 더 유익한 방법이며, 개발도상국과 선진국 모두에게 엄청난 경제적 이익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국적 기업들이 접근방식을 바꾸지 않을 경우 각국 국민들은 노동 규제와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우는 정치가를 선출할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그의 이런 주장은 신흥시장인 인도에 6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지 일주일도 채 안 돼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FT는 팔미사노 회장의 이런 발언이 다국적기업의 해외 진출을 미국 노동시장에 대한 위협으로 보는 반 세계화 운동가들에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 글은 미국의 저명한 국제정치·경제 문제 평론지 ‘포린 어페어스(Foreign Affairs)’ 5/6월호에도 실린다.
정소영기자@전자신문, sy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