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라이프]달라진 프로리그 중간평가

우여곡절 끝에 지난 4월 출범한 ‘2006 스카이 프로리그’의 전기 시즌이 중반을 넘어서고 있는 가운데 달라진 프로리그에 대한 팬들의 반응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주말경기 전환 등 지난 시즌과 차별화된 여러가지 시스템들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는 합격점이다. 팬들에게도 좋은 반향을 불러 일으키며 침체된 e스포츠가 재도약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것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 e스포츠의 핵심 축인 프로리그가 새로운 꽃망울을 터트리기 위해선 아직도 여전히 2% 부족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2006 스카이 프로리그’ 변화의 핵심은 좀 더 많은 이들이 e스포츠를 접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이다. 우선 경기가 열리는 요일을 평일에서 주말로 변경함으로써 보다 많은 e스포츠 팬들이 경기를 관전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했다는 평가다.

협회의 한 관계자는 “주말에 경기가 진행된 이후 지난 시즌과 비교해 좀 더 많은 관객들이 경기장을 찾는 것 같다”며 “특히 관객들 대부분이 청소년뿐이던 지난 시즌과 달리 대학생과 직장인들도 자주 경기장을 찾고 있다”고 강조했다.

주말에 경기를 함으로서 평일에는 시간적 여유가 없었던 많은 잠재적 e스포츠 팬들을 경기장으로 불러들였다는 해석이다. 전문가들도 “이는 궁극적으로 잠재적 팬들을 e스포츠 고정팬으로 확보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관객들의 수만 증가한 것은 아니라, TV시청률도 지난 해와 비교해 눈에 띄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프로리그를 중계하고 있는 양방송사 관계자들은 “아직 큰 경기가 없어서 지난 시즌 평균시청률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전년 동기 대비 20∼30%정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시즌 후반기에는 아마도 지난 시즌의 배 이상 시청률을 기록할 것이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평일 황금시간대 지상파 방송과 경쟁하는 것보다 재방송을 주로하는 주말 낮시간에 맞춰 정면돌파한 것이 유효했다”고 분석했다.

프로리그 진행 방식을 단순화한 것도 프로리그 관객 몰이의 성공 요소로 작용했다는 의견도 있다. 프로리그를 좀 더 쉽게 관전할 수 있는 단순화 된 시스템을 마련, 라이트한 팬들도 경기에 쉽게 몰입할 수 있게 했다는 것이다.선수들의 경쟁 의식 강화와 경기의 내용 향상도 이번 시즌 들어 생긴 긍정적인 변화 중 하나다. 먼저 상금인상과 차별적인 상금지급이 선수들의 경쟁의식 강화에 한 몫을 담당했다. 관계자들은 “올 시즌 상금은 리그 성적에 따라 극단적으로 차이가 나도록 책정 됐기 때문에 각팀들이 무한 경쟁을 하고 있어 경기 수준이 향상돼 보는 이들을 즐겁게 한다”고 입을 모은다.

선수들이 에이스전을 제외한 나머지 세트의 중복 출전 금지, 팀플레이가 한경기로 줄어드는 등으로 부담감을 덜어낸 것도 경기의 질이 높아진 이유 중 하나다. 전문가들은 “선수들의 중복 출전이 금지돼 매 경기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에 단단히 한 몫 하고 있다”며 “최근 각 팀이 물고 물리는 접전을 하는 것은 이러한 변화로 인해 선수들의 실력이 상향 평준화된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중복출전 금지로 S급 스타 선수들 외에 새로운 신예들이 발굴되고 있는 것이 이번 시즌 흥행에 밑거름이 됐다는 분석도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 시즌 초 대형 스타들이 중복 출전해 새로운 선수들이 무대에 나설 기회가 없었다”며 “이번 시즌엔 중복 출전이 금지돼 염보성, 이재호, 박명수, 원종서, 장육 등의 많은 막강한 신예들이 부상하고 있어 보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선수들에게 부담을 덜어주고 더욱 치열한 경쟁구도를 만들어 전반적인 경기력 향상엔 효과가 컸지만, 변화된 리그방식에도 불구, 아직도 2% 정도 부족하다는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가장 먼저 지적되는 것이 일부 연령층에 집중된 팬들을 어떻게 하면 다양화 시킬 것이냐이다. 실제로 e스포츠 경기장에서 선수들에게 환호하는 이들은 대부분 청소년들이다. 이번 시즌부터 주말에 경기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대학생이나 직장인들도 현장응원을 하는 것을 심심찮게 볼 수 있지만, 아직도 주류는 청소년이다.

경기마다 확연히 차이가 나는 관객동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인기팀의 경기가 있는 경우 관객석을 채우고도 남아 경기장 밖에서 모니터를 통해 관람하는 팬들로 가득한 반면, 비인기팀 간의 경기가 있는 날은 관객석이 텅 빈채로 경기가 진행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달부터 대회가 펼쳐질 용산 아이파크몰 상설경기장은 코엑스에 위치한 경기장들과 달리 다른 문화공간과 분리돼 있어 현재보다 더욱 상황이 악화 될지도 모른다”고 예측하며 “e스포츠와 연계한 색다른 이벤트를 끊임없이 마련해 다양한 연령층이 경기를 관람할 수 있도록 유인책으로 활용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김명근기자@전자신문 diony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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