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통신업체 방송시장 진출 `봇물`

`미국 통신업체들의 숙원이던 방송시장 진출의 봇물이 터졌다.’

미국 최대의 통신업체 AT&T가 IPTV서비스인 ‘U-버스’의 테스트를 마치고 올여름부터 상용서비스에 들어가 연내 20개 도시로 시청권역을 확대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때마침 미 하원은 지난주 목요일 통신업체의 방송진출에 걸림돌인 TV사업권(프랜차이즈) 취득과정을 대폭 간소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제 AT&T를 비롯한 통신업체들은 각 주정부가 아니라 미연방통신위원회(FCC)의 승인만 받으면 전국 어디서나 방송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됐다.

<>IPTV-케이블 경쟁은 시작됐다=이미 2위 통신업체 버라이즌이 IPTV서비스에 들어간 가운데 공룡기업 AT&T의 가세로 미국은 본격적인 IPTV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특히 미의회는 IPTV의 확산이 방송시장에서 소비자 권리를 보호하고 TV시청료를 경감시킨다는 논리로 통신업체를 적극 지지하고 있어 케이블 업체를 긴장시키고 있다.

AT&T는 오는 2008년까지 총 46억달러를 들여 1900만 미국가구에 IPTV시청을 위한 광통신망을 보급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버라이즌도 현재 남부지역에 한정된 IPTV시청권을 동부, 캘리포니아로 확대하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어 타임워너·컴캐스트 같은 유료 케이블TV와 충돌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이와 관련 AT&T의 크리스토퍼 라이스 부사장은 “IPTV의 서비스와 기술수준을 자신하지만 초기 시장확대를 위해 무리수는 두지 않겠다”며 여유만만한 입장을 밝혔다.

<>IPTV “고객 끌기 시간문제”=AT&T가 자랑하는 IPTV와 케이블TV의 차별화 특성은 양방향 통신기능.

시청자는 IPTV로 라이브 TV쇼에 바로 의견을 보낼 수 있다. 또 스포츠 중계를 시청하면서 원하는 각도의 카메라 영상을 골라 보거나 주문형비디오(VOD)로 무한정의 영상콘텐츠를 주문할 수 있다.

게다가 통신망과 연계한 TV서비스이기 때문에 PC에서 음악, 사진파일을 불러오거나 발신자 번호표시(CID)가 TV화면에 뜨게 할 수 있다. 친구와 영화파일을 공유하거나 TV로 인터넷 쇼핑은 물론 원격 화상회의도 가능해진다.

<>케이블업계 “IPTV 큰 위협 아니다”=하지만 케이블 업체들은 통신업체들의 IPTV 상용화가 전체 방송시장 구도에 큰 영향을 못 미친다며 애써 무시하는 입장이다. IPTV의 첨단기능은 몇년 후 전국 네트워크를 갖춘 다음에나 가능한 ‘희망사항’이며 핵심적인 방송콘텐츠는 기존 케이블 방송과 큰 차이가 없다는 것. 게다가 AT&T가 케이블업체와 경쟁을 의식해 처음부터 IPTV가격을 파격적으로 내릴 입장도 아니어서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시장조사기관 파크 어소시에이츠의 한 애널리스트는 “시청자가 IPTV로 전환한다면 기존 케이블TV보다 더 많은 채널을 제공하기 때문이며 첨단기능에 대한 관심은 의외로 낮다”고 분석했다. 또 케이블 회사도 번들로 제공하는 전화, 인터넷 서비스의 가격을 낮추는 가격정책으로 맞서고 있다. 따라서 IPTV의 성공여부는 요금,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좀더 구체화된 다음에나 예측이 가능할 전망이다.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