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뛴다! 반도체 코리아]삼성전자

 ‘삼성전자의 30여년 반도체 역사는 그대로 한국 반도체의 역사라 해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삼성전자의 메모리 역사는 그대로 90년 이후 세계 메모리 산업의 역사를 대신한다.’

 ‘삼성전자의 차세대 반도체 로드맵은 그대도 세계 반도체 발전 방향이 될 것임이 분명하다.’

 1974년 파산 위기에 처한 한국 반도체를 인수하면서 부천에 둥지를 틀고 반도체 산업을 시작한 삼성전자는 그 시작부터가 특별했다. 당시는 전세계적으로 반도체 업계가 고전을 면치 못하던 시기. 전망 또한 밝지 않았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과감한 투자를 병행해 1992년 세계 D램 시장 1위, 1993년 메모리 분야 세계 1위, 1995년 S램 세계 1위에 올라 명실공히 세계 메모리 반도체 1위 기업의 자리를 차지했다. 특히 1994년에는 일본·미국에 앞서 세계 최초로 256MD램을 개발하면서 시장 뿐 아니라 기술 측면에서도 세계를 주도하는 기업으로 우뚝섰다.

 하지만 D램은 삼성전자 반도체 신화의 서곡에 불과했다. 해외 선진 기업과의 합작 개발 계획을 백지화하고 99년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출한 낸드플래시는 삼성전자의 메모리 신화가 결코 우연이나 행운이 아니었음을 전세계에 입증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는 매년 2배씩 집적도를 높이며 메모리 분야의 신성장 이론을 탄생시켰다.

 삼성전자의 도전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D램 14년, 메모리 13년, S램 11년 연속 세계 시장 1위, 낸드플래시는 세계 시장의 절반을 책임지고 있는 삼성전자는 표준화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국제 반도체 표준화 기구인 제덱(JEDEC), 모바일 분야 표준화 협의회인 미피(MIPI), 플래시 메모리 표준화 협의회 MMCA 등 대표적인 국제 표준화 기구의 의장 및 보드 맴버로 활동하면서 국제 반도체 표준화를 선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진출을 결정했던 74년에도, 낸드플래시 독자 개발을 선언한 2001년에도 그랬듯이 삼성전자는 ‘철저한’ 정보 분석을 바탕으로 누구도 생각하기 어려운 ‘과감한’ 결정을 내린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성공의 가장 큰 요인으로 바로 과감함을 꼽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금 또 하나의 과감한 결단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세계 반도체 산업의 역사를 새로 써 온 삼성전자가 제2의 반도체 신화 창조를 위한 대규모 신규 투자를 본격 단행한 것. 이는 지난 74년 반도체 사업에 진출한 이후 최대 규모의 투자로, 이미 ‘세계 최대 첨단 세미콘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있다.

 이 투자 계획을 발표한 황창규 반도체총괄 사장은 “이번 투자로 기흥과 화성에 걸쳐 세계 최대 규모인 총 91만평의 반도체 생산 단지를 탄생시킬 예정이며, 이를 통한 사업 경쟁력 강화로 2012년 반도체 매출 610억달러을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클러스터에는 최첨단 반도체 라인만도 8개나 추가 건설된다. 또 이 클러스터에 건설되는 300㎜ 나노 기술 연구라인(NRD라인)은 첨단 30나노급 이하 공정, 64기가 이상급 대용량의 반도체 개발이 가능해 세계적인 반도체 R&D센터로 예약을 해 놓은 상태다.

 삼성전자의 차세대 반도체 로드맵은 바로 이 세미콘클러스터에서 착착 실행에 옮겨지게 되며, 세계의 이목은 바로 이 클러스터에 집중될 것이다.

 특히 이 세미콘클러스터에는 장비, 재료 등 반도체 관련 유관 산업이 집결돼, 용인시(기흥)와 화성시(화성)를 연결하는 한국형 ‘실리콘밸리’가 탄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앞으로 첨단 반도체 라인에 국내 장비 및 재료를 적극적으로 채용할 계획이어서, 국내 반도체 산업이 소자 뿐 아니라 관련 장비·재료·설계 산업의 동반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무어도 울고간 `황의 법칙`

 ‘이제 기억하는 일은 모두 플래시메모리에 맡기고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일에만 두뇌를 활용하세요.’

 메모리 집적도가 매년 2배씩 증가한다는 ‘메모리 신성장이론(황의 법칙)’의 주인공 황창규 반도체총괄 사장이 메모리 반도체가 인간의 생활 패턴에 미치는 영향을 한 마디로 표현한 말이다.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이 2002년 국제반도체학회(ISSCC)에서 이론을 제시한 이후 전세계의 관심사로 떠오른 ‘황의 법칙’은 ‘무어의 법칙’을 흔들며 반도체 기술의 미래를 예측한 정설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하지만 그 내면에 감춰진 의미는 바로 이 황의 법칙이 삼성전자 경쟁력의 척도라는 점이다. 황의 법칙이 언제까지 입증될 지는 확실치 않지만, 이 이론은 삼성전자의 기술력이 없으면 시장의 성장도, 그리고 입증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1년 100나노를 세계 최초로 도달한 데 이어 △2002년 90나노 △2003년 70나노 △2004년 60나노 △2005년 50나노 등 매년 반도체 나노공정의 미세화를 선도하고 있다. 또 집적도(용량) 면에서도 △99년 256메가비트(Mb)를 시작으로 △2000년 512Mb △2001년 1기가비트(Gb) △2002년 2Gb △2003년 4Gb △2004년 8Gb △2005년 16Gb 등 매년 2배 이상씩 늘리면서 ‘메모리 신성장론’을 6년 연속 실현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와 함께 차세대 메모리인 P램에도 황의 법칙을 적용할 계획이다. 지난해 9월 세계 최초로 256Mb P램을 개발한 삼성전자는 올해 512Mb, 2007년 1Gb, 2008년 2Gb를 개발한다는 로드맵을 갖고 있다. 

◆사업전략

 세계 최초의 300㎜ 시스템반도체(시스템LSI) 전용 팹인 별칭 ‘S라인’. S라인은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육성 의지를 상징한다.

 ‘삼성전자=메모리 반도체’라는 등식을 깨기 위한 삼성전자의 노력은 사실 90년대 말부터 계속돼 왔으나, 아직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는 기를 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를 인재에 대한 투자와 S라인으로 극복한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전략이다.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에 대한 의지는 올해 2회째 행사를 개최한 삼성전자모바일솔루션포럼(SMS)에서 엿볼 수 있다. 시스템반도체 시장이 최근 모바일 관련 칩을 중심으로 급성장하고 있다고 판단,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한 행보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 전략은 메모리의 세계 최고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스템LSI 사업과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메모리-시스템LSI 동반성장’으로 정리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반도체총괄은 정기적으로 메모리·시스템LSI사업부 임원들이 참여하는 ‘(반도체총괄)시너지 회의’를 열고 있다. 모바일 시대를 대표하는 초일류 종합 반도체 회사로 발전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삼성전자는 특히 광범위한 시스템반도체 시장에서 전부 잘 하겠다는 생각은 버린지 오래다. 현재 △디스플레이구동칩(DDI) △모바일 CPU △메모리카드 칩 △CMOS이미지센서(CIS) △옵티컬플레이어용 SoC 등을 선택,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DDI는 이미 지난 2002년부터 줄 곳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메모리와 시스템반도체간 시너지를 상징하는 제품은 원낸드, 컨트롤러 멀티미디어카드(MMC), 대용량 스마트카드IC, 등으로 모두 차세대 수종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IT 환경의 융·복합화, 모바일화 등 메모리와 비메모리의 경계가 파괴되고 있는 환경에 맞춰, 메모리·시스템반도체 융합 제품으로 뉴마켓(신시장) 창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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