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 지방선거로 하루를 쉬고 개장한 주식시장이 1300선 아래로 곤두박질쳤다.
공교롭게도 선거 다음날 증시가 폭락함에 따라 ‘선거에서 여당이 패하면 증시가 떨어진다’는 속설이 다시 회자될 법도 하건만 선거 결과에 관심을 두는 투자자는 많지 않은 듯하다.
증시 전문가 중 이날 폭락 배경을 지방선거와 연계시키는 목소리는 드물다. 일각에서는 여당이 충격적인 지지율 급락을 만회하기 위해 경기 부양책을 내놓지 않겠냐는 전망도 나왔지만 투자자들은 국내 선거 결과보다는 미국 금융시장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전문가들은 최근 전 세계 증시의 불안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미국 금리정책이 전날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 공개에도 불구하고 불확실성을 해소시키지 못하면서 또 한 번의 급락을 가져왔다고 풀이했다.
여당의 참패와 야당의 압승을 떠나 미국발 인플레이션 우려와 금리정책이 국내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관심이 더 높다. 역대 선거 사상 유례없이 선거 테마주가 기승을 부리지 않았던 것도 이 같은 분위기를 방증한다.
역시 공교롭게도 선거 다음날인 1일 한국은행·전국경제인연합회·대한상공회의소·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등이 내놓은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기업의 체감지수가 더욱 악화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이들이 내놓은 6월 BSI 조사에 따르면 기업의 체감지수는 짧게는 올해 들어, 길게는 최근 1년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환율하락·원자재가격상승·내수부진 등을 애로사항으로 꼽은 제조업체 관계자의 목소리는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내걸었던 장밋빛 공약이 이들에게 전혀 어필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증시가 폭락하고 회색빛 경기전망이 나오기에 앞서 1일 새벽, 당선이 확정된 출마자들은 함께 고생했던 당원들과 어깨를 두드리며 공치사를 나눴을 것이다. 하지만 여유롭게 선거 승리의 기쁨만을 나눌 상황은 아닌 듯하다. 이번 선거에서 참패한 여당도 패배 원인을 따지는 데 열을 올릴 상황이 아니다.
이제는 무엇보다도 위축된 투자심리와 체감경기를 다시 살리기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할 순간이다.
이호준기자@전자신문, newlevel@
오피니언 많이 본 뉴스
-
1
[ET단상] 다양한 OS환경 고려한 제로 트러스트가 필요한 이유
-
2
[보안칼럼]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개인정보 보호와 관리 방안
-
3
[ET시론]2050 탄소중립: 탄녹위 2기의 도전과 과제
-
4
[김종면의 K브랜드 집중탐구] 〈32〉락앤락, 생활의 혁신을 선물한 세계 최초의 발명품
-
5
[ET시론]양자혁명, 우리가 대비해야 할 미래 기술
-
6
[황보현우의 AI시대] 〈27〉똑똑한 비서와 에이전틱 AI
-
7
[최은수의 AI와 뉴비즈] 〈16〉산업경계 허무는 빅테크···'AI 신약' 패권 노린다
-
8
[여호영의 시대정신] 〈31〉자영업자는 왜 살아남기 힘든가
-
9
[ET톡] 지역 중소기업
-
10
[기고]딥테크 기업의 규제 돌파구, 연구개발특구 규제샌드박스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