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준형 정통부 장관
6월은 정보문화의 달이다.
정보문화의 달은 지난 1967년 경제기획원 조사통계국에 우리나라 최초로 컴퓨터가 도입된 시점과 1987년 전국 전화 자동화가 완료된 시점이 모두 6월이라는 점에 착안해 지난 1988년 제정됐다. 정보문화의 달은 올해로 19회 생일을 맞게 되지만 정보통신 환경의 변화에 따라 정보문화의 내용도 달라지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사이버 코리아 21’, ‘IT839 전략’ 등 정보화 및 IT산업발전 전략을 수립하여 추진한 결과, 2005년 디지털 기회지수(DOI) 세계 1위, 인터넷 보급율 세계2위, 전자정부 지수 세계 5위 등 세계적 IT 강국으로 도약했다.
정보통신부가 설립되고 본격적인 정보화가 추진된 1996년 이후의 변화를 살펴보면, 인터넷 이용자가 73만명에서 3300만명으로, 이동전화 가입자는 318만명에서 3800만명으로 각각 45배, 12배가 늘었다.
그러나 이러한 양적 성장의 이면에는 긍정적인 효과와 부정적 효과가 공존하고 있다.
우선 긍정적인 효과로서는 국민들의 정보 활용능력이 향상되어 세계에서 인터넷을 가장 활발하게 사용하고 있으며, 인터넷을 통한 사회 참여가 적극화 되었다는 점이다.
네티즌들은 카페, 미니 홈피 등을 통해 새로운 의사소통 방식 및 언어를 만들어갈 뿐 아니라 이를 통해 즐거움을 얻고 있다.
또한 휴대전화도 사회의 커뮤니케이션 효율을 대폭 향상시켰을 뿐만 아니라 수출 전략 산업화 되어 국가 경제 발전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이나 휴대 전화 공히 과용과 오용으로 인한 심각한 사회 문제를 야기하는 측면도 있다. 인터넷은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등 일부 반사회적인 의사소통의 창구로 활용되고 있으며, 개인정보 유출 경로, 게임중독의 원인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도 내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아울러 급속한 정보화는 지역간, 계층간 정보격차라는 또 다른 숙제를 파생시켰다.
이러한 역기능도 정보화 추진 과정에서 형성된 무시할 수 없는 우리사회의 자화상이다. 정보문화는 도구문화, 행동문화, 규범문화의 세 가지 차원에서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도구문화 차원에서 그동안 정부는 IT인프라 구축, 정보화 교육 등을 통해 국민들의 정보접근성과 정보 활용능력을 향상 시켜왔다.
이러한 도구 문화를 바탕으로 온라인 커뮤니티와 참여문화 등 긍정적 행동문화가 형성됐다. 그러나 온라인상에서의 신뢰관계 형성, 타인에 대한 배려, 책임의식 등 규범문화 측면에서는 아직도 개선의 여지가 많다고 본다.
1988년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는 IT인프라 구축 및 활용 촉진이라는 도구문화와 행동문화가 정보문화의 주류였다면, 이후의 정보통신 윤리교육, 사이버명예시민운동 등은 규범문화의 형성 및 확산을 위한 정부의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가 진정한 IT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한 차원 높은 정보문화를 만들고 발전시켜 나가야한다. 바람직한 정보문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프랜시스 후쿠야마(Francis Fukuyama)가 21세기 사회발전의 중요한 요소로 내세운 신뢰(trust)라는 덕목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수준의 IT인프라를 구축하였으나, 바람직한 정보문화가 형성되지 않는다면 지속가능한 발전(sustainable development)은 어렵다. 제19회 정보문화의 달을 계기로 각계각층이 바람직한 정보문화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진지한 논의의 장이 마련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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