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성인 오락실과 PC방에서 이뤄지는 사행 행위가 문제가 되고 있다. 개인적으로 실제 현장을 체험해 본 적은 없지만 방송사들의 ‘현장 고발’ 카메라에 비친 장면은 사행성 짙은 게임이라기보다 도박이라는 말이 더 적합할 것 같다.
조금 이상한 주장인 듯하지만 전 국민을 도박장으로 몰아 넣고 있는 주범은 경마나 바카라 같은 성인오락기나 PC방의 불법 온라인 게임이 아니다. 사실 주범은 상품권이다. 게임을 한 결과가 게임으로 끝나지 않고 점수에 따라 상품권을 주는 것이 문제다.
문화관광부는 지난 2002년 2월 성인용 게임기에서 상품권 지급을 허용했다. 성인용 오락실이 성행하면서 밥솥과 냉장고 등 고가의 경품이 등장하자 정부는 차라리 상품권을 지급하면 문화상품이나 서비스 구입에 쓰지 않겠냐 하는 의도였다. 그러나 이러한 정부의 생각은 순진했다. 여전히 상품권은 환전 용도로만 쓰였고 부실 업체가 발행한 딱지 상품권이 나돌았다.
딱지 상품권이 문제가 되자 정부는 2005년 1월 경품용 상품권 지정제도를 도입하고 상품권 발행사로부터 상품권 발행 시 액면가의 0.04%를 수수료로 거두기 시작했다. 정부는 이 수수료로 게임문화진흥기금을 조성했다. 이렇게 해서 적립된 금액이 지난해 말 80억원을 넘어섰다. 올해 말까지 2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정부는 예상하고 있다.
이처럼 많은 금액의 기금이 조성되자 정부도 놓고 싶지 않고 게임산업 관련 협회도 ‘염불보다는 잿밥’에 눈독을 들이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문화부는 올해 폐지된 문화산업진흥기금에 미련이 남아서인지 게임문화진흥기금으로 정부 예산 사업을 대체하고 싶어하는 듯하다. 또 게임관련 협회도 기금을 조금 더 따내기 위해 물밑 작업이 한창이라고 한다.
상품권에 관한 한 정부는 두 번 잘못했다. 물론 지금이라도 상품권 제공 자체를 불법으로 처리하면 좋겠지만 그렇게 하기에는 여러 가지로 부담이 많은 듯싶다. 그동안의 잘못을 보상(?)하는 차원에서라도 올해말 200억원을 넘어 천문학적으로 늘어날 상품권 수수료(게임문화진흥기금)를 올바르게 써야 할 것이다.
디지털문화부·이창희부장 changh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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