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SW육성 관심보다 실천이 중요하다

 노준형 정보통신부 장관이 최근 소프트웨어(SW)업계 대표들과의 간담회에서 SW산업 발전을 IT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겠다고 다짐했다. 노 장관은 “SW는 각종 산업의 미래 핵심 인프라”라고 규정하고 “SW 발전 없이는 IT산업 발전이나 선진국가로의 도약이 어렵다는 각오로 SW분야에 가장 큰 관심과 노력을 쏟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IT코드를 SW코드로 바꾸겠다”고 말할 정도로 SW산업 육성을 강조한 마당에 담당부처 수장으로서 이를 최우선 정책과제로 설정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그러나 통신과 방송 융합문제, 통신 서비스 시장 활성화, IT산업의 균형발전 등 시급한 IT 현안이 산재한 상황에서 노 장관이 이를 제쳐두고 SW산업 발전을 우선 고려하겠다는 것은 그만큼 SW산업 육성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의미가 남다르다. 더욱이 노 장관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가진 간담회가 SW업계 대상이라는 점에서 관련기업은 기대해봄 직하다.

 노 장관은 간담회에서 그동안 ‘SW산업 발전전략’ 및 ‘SW 공공구매 혁신방안’ 등으로 제시된 정책기조를 추진하고, 특히 SW 제값 받는 제도와 관행을 조기에 정착시키며 우수 SW의 공공시장 참여 확대를 지속적으로 뒷받침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는 노 장관의 이런 의지가 차질 없이 실천되기를 바란다.

 노 장관의 지적이 아니더라도 컨버전스(융·복합) 시대의 핵심산업 인프라와 미래 성장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는 SW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모든 분야에서 우위를 지키기 어렵다. 그러나 우리나라 SW산업의 현실은 어떠한가. 작년 국내 SW 생산액은 26조원으로 전체 IT 생산액의 10.2%에 달했다고 한다. 그만큼 우리 IT산업은 아직 반도체·휴대폰 등 하드웨어 분야에 치중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SW업체도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현재 6000개가 넘는 국내 SW업체 가운데 90% 이상이 영세업체라고 할 수 있다. 연매출이 2조원 규모인 기업은 몇개에 불과하다. 이에 비해 외국의 대형 SW업체는 100조원에 달한다. 우리가 급변하는 기술발전 추세에 뒤지지 않고 IT산업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취약한 SW산업을 이른 시일 안에 집중 육성해야 함은 당연한 일이다.

 정부는 입만 열었다 하면 ‘SW를 미래 성장산업으로 육성’을 외치면서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다. 또 그 길만이 연간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 조기 달성과, 나아가 3만달러 시대로 도약하기 위한 유일한 통로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사정이 나아지는 기미는 잘 보이지 않고 산업계에서는 항상 똑같은 지적만 나오고 있다.

 이번 간담회에서도 다를 바 없다. “예산편성 시부터 SW 제값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해달라” “SW 값어치를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에서 수익은 물론이고 재투자도 어렵다” “SW가 재무제표상 자산으로 인정되도록 해야 한다” “굿소프트웨어(GS) 구매 확대와 비싼 인증비를 개선해달라” 등이 대표적인 목소리다. 이는 SW 제값 받기 등 정책이 제대로 실천이 되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나 마찬가지다. 아무리 좋은 정책을 만들었다고 하더라도 실천하지 않으면 쓸모가 없다.

 SW업계가 제기한 문제점이 해소되지 않는 한 정부의 구호는 공염불에 그칠 수밖에 없다. 이번 간담회에서 나온 업계 대표자들의 목소리를 매번 의례적으로 하는 얘기로만 치부해서는 안 될 일이다. 정책에 대한 일련의 비판을 참고로 해 더욱 실효성 있고 시장원리에 충실한 세부실행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SW업계도 정부의 정책에만 기댈 것이 아니라 질 좋은 SW 개발을 위한 투자 확대와 함께 인력양성, 세계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야 한다. 그래야 우리가 구상하는 SW 강국을 달성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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