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연구·개발 수준에서 논의됐던 ‘그리드 기술’ 상용화가 급진전되고 있다.
금융권이 그리드 미들웨어를 기반으로 유휴 PC자원을 묶어 파생상품 분석에 활용하고 온라인 음악·게임 사이트들은 콘텐츠를 효율적으로 배분하기 위해 네트워크 그리드 기술을 적용하는 등 비즈니스 모델이 쏟아지고 있다.
또 정보통신부·전자통신연구원·주요 IT서비스업체 등 정부와 산업계를 중심으로 한 ‘그리드비즈니스협회’가 조만간 출범하는 등 상업화 움직임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싸이월드는 네트워크 그리드 기술인 ‘그리드 딜리버리’를 이용한 음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벅스뮤직과 네오위즈의 쥬크온도 그리드를 자사 온라인 음악 서비스에 적용했다. 피어링포탈이 개발한 그리드 딜리버리 기술은 서비스업체의 중앙 서버 대신 PC사용자가 다른 사용자에게 콘텐츠를 전달하는 솔루션이다.
굿모닝신한 파생상품부도 그리드 기술을 이용한 상품분석에 나섰다. 이 회사는 내셔널그리드가 개발한 미들웨어인 ‘N그리드’를 이용해 트레이더 PC 10여대와 시스템을 묶어 60여개 파생상품 분석에 적용했다. 내셔널그리드 측은 이전에 최종 분석에 걸리는 시간은 20분, 1일 분석횟수는 6∼7회 정도였으나 그리드 기술 적용 후 최종분석 소요시간은 1∼2분, 1일 분석횟수도 30회 이상으로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대한생명도 IBM 그리드팀과 함께 위험관리시스템에 그리드 기술을 적용해 분석 시간을 줄이는 테스트를 진행중이다.
정통부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비즈니스 그리드 시범사업을 추진키로 하고 1차 사업자로 엠파스와 KT컨소시엄을 각각 선정했다. 엠파스는 게임 접속자 수 증감에 따라 자동적으로 서버 자원을 분석하는 솔루션을 개발중이며 KT는 그리드 기반으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임대서비스(ASP) 제공, 자원을 통합 운용하는 모델을 시도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오는 12월 일반 사용자를 대상으로 시범 적용에 나설 예정이다. 삼성SDS 등 IT서비스 업체도 차세대 데이터센터에 그리드 기술을 적용키로 하고 인프라 검토에 착수했거나 기반 기술을 연구중이다.
상업화를 겨냥한 준비 협의회도 등장했다. 삼성SDS·LGCNS 등 IT서비스업체와 한국IBM·한국후지쯔·디지털헨지 등 컴퓨팅업체, VTV·ANC테크·내셔널그리드 등 솔루션 업체 등은 최근 그리드비즈니스 준비협의회를 발족했으며 늦어도 6월까지 회원사 수를 40개 이상으로 늘려 정식협회를 출범키로 했다.
황준석 그리드비즈니스 준비위원장(서울대 교수)은 “통신과 방송·네트워크와 컴퓨팅이 하나가 되는 컨버전스 시대에 자원 효율화와 유연성 확보를 위해 그리드 기술은 필수적”이라며 “미국·일본에 비해 다소 늦었지만 국내에서도 기술 상용화가 탄력을 받아 전 세계 그리드 기술 주도권 경쟁에 뛰어들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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