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4사 방송위의 연동형 t커머스 보류에 강력 반발

　방송위원회가 최근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제도개선 정책방안을 의결하며 지상파방송사의 연동형 TV기반 전자상거래(t커머스)에 대해 재론하기로 한 것에 대해 지상파 4사가 반발해 양측간 힘겨루기가 예상된다.

KBS·MBC·SBS·EBS는 24일 “지난 2004년 11월 마련된 데이터방송 정책방안에 맞춰 본방송을 준비해 왔으며 이제 데이터방송 변경허가만 받으면 시작할 수 있다”며 “그러나 방송위가 최근 이 문제를 재론하기로 하면서 기존 정책방안을 뒤집었다”고 일제히 비난하고 나섰다.

◇무엇이 문제인가=지상파 4사가 지상파데이터 본방송을 준비하며 가장 관심을 가졌던 분야가 바로 이번에 논란의 대상이 된 연동형 t커머스. 연동형 t커머스는 예컨대 특정 드라마를 보다가 연예인이 입은 옷이 마음에 들면 선택해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지상파엔 직접적인 수익모델로 이어질 수 있다.

방송위는 2004년 11월 데이터방송 정책방향을 정하며 연동형 t커머스에 대해 ‘보도·시사·어린이 프로그램과 KBS1·EBS’를 제외하고 허용했다. 그러나 지난해 국회에서는 연동형 t커머스가 방송 프로그램에서 물건을 판매하는 행위로, 방송법에 위반된다는 지적이 거셌다. 현행 방송법은 간접광고(PPL)를 금지하고 있다. 방송위는 최근 전체회의에서 연동형 t커머스 정책을 다시 논의하기로 해, 사실상 2004년 11월의 정책방안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현황=지상파 4사는 현재 방송위에 데이터방송 변경허가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지상파 4사는 가능하면 월드컵 전에 지상파 데이터 본방송을 시작해 붐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오경근 MBC 부장은 “2기 방송위원 임기가 2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재논의하기로 함으로써 사실상 이번 임기내 허가 추천을 받지 못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방송위 관계자는 “연동형 t커머스에 대한 방송위원 의결이 없으면 허가 추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오 부장은 △연동형 t커머스를 제한하는 나라는 세계 어느 곳에도 없으며 △그 부작용은 현행 방송법으로도 규제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지상파 측은 “연동형 t커머스는 데이터방송의 사실상 유일한 수입원으로 이를 막는 것은 광고 없이 방송하라는 것과 같은 논리”라고 반박했다.

◇전망=2기 방송위원의 임기 만료가 다음달 9일이어서 재논의는 내달 2일 전체회의 때나 가능할 전망이다. 지상파의 희망대로 이날 방송위가 연동형 t커머스 허용을 의결할지는 미지수다. 그 경우 방송위원의 임기 말 지상파 감싸기란 비난에 직면할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반면 의결 보류로 3기 방송위에 결정을 넘길 경우 지상파 데이터 본방송은 월드컵 전엔 불가능해진다. 방송위 관계자는 “정책보다는 법령이 우선인 상황인데 연동형 t커머스가 옳으냐 그르냐에 앞서 근거가 되는 방송법 조항이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