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회, 디지털 밀레니엄 저작권법 대폭 강화 추진

미국의회가 현행 디지털 밀레니엄 저작권법(DMCA)을 대폭 강화해 단지 불법복제를 시도만 한 경우도 처벌할 수 있는 초강력 저작권법을 추진 중이라고 C넷이 2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DMCA는 디지털 콘텐츠 보호를 위해 복제방지기술을 무력화하는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의 제작, 유통을 금지하고 있다. DMCA는 지난 98년 처음 도입 당시 규제범위가 지나치게 포괄적이라는 이유로 학계와 프로그래머들의 집중적인 비난을 받아 왔다. 하지만 공화당의 라마 스미스 의원 등이 최근 제출한 ‘2006 지적재산권보호법’은 복제방지를 위한 규제범위가 기존 DMCA보다 훨씬 광범위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예상된다.

‘2006 지적재산권보호법’의 핵심은 복제방지장치를 해킹하는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의 제작, 유통은 물론 소유하는 행위까지 전면 금지한다. 또 이같은 복제행위를 적발하기 위해 연방경찰에 포괄적인 도청권한을 부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새로운 저작권법은 디지털 콘텐츠의 복제를 위해 잠금장치를 열려다가 실패한 경우에도 최대 징역 10년의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이처럼 강력한 저작권법이 의회를 통과할 경우 미국 네티즌들은 음반산업협회(RIAA)와 할리우드 등 저작권 보유단체들의 융단폭격에 그대로 노출될 전망이다.

현재 SW업계, 엔터테인먼트 업계와 비디오 게임업체들은 공화당의 새 저작권법 제정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소비자단체와 하드웨어 업체,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아메리칸 대학의 피터 자스지 교수는 “마치 해킹방법에 대해 이야기만 해도 범죄로 규정한다는 이야기나 다름없다”면서 새 저작권법을 비판했다.

그동안 DMCA는 미디어 유통과 SW의 혁신을 제약하는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현행법에 따르면 합법적으로 DVD를 구매한 고객이라 해도 자신의 비디오 아이팟에 콘텐츠를 복사할 수 없게 되어 있다. 지난 2004년 2월 연방법원은 DMCA가 DVD 복사를 금지한다고 판결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보다 강력한 ‘2006 지적재산권보호법’이 의회를 통과할 경우 미국 네티즌과 저작권업체 사이에 큰 갈등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하고 있다.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