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도, 민간도 FTA 인력이 없다

얼마 전 모 경제신문에 “미국, 캐나다, 아세안등과 동시다발적으로 FTA를 벌려 놓았는데 FTA 협상전문 인력이 없다.” 라는 보도가 있었다. 무슨 이야기인가 하면 한.미 FTA 협상에 대하여 미국 측은 139명의 전문가를 배치하여 한국에 대해 철저히 준비하고 있으므로

우리나라는 적어도 130명은 FTA 전문가를 확보해야 하는데 우리의 전체 FTA 협상인력이 60여명에 불과한데다 이들마저 아세안, 인도 등 다른 나라와의 FTA 협상에 매달리고 이어서 미국과의 협상인력이 절대 부족하다는 전언이었다.

그런데 부족한 것이 어디 FTA 인력뿐이겠는가?

국민들의 공감대도 부족하고, FTA에 대한 예산도 부족하고, 기업들의 대비도 부족하다. 가장 심각한 것은 기업에 FTA 인력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특히 중소기업들에게는 아직도 FTA는 먼 나라 이야기이다.

요즘 사회는 점점 더 전문화, 세분화되어 가고 있어서 전문가들이 필요한 시대이다. 국제간의 거래도 마찬가지이다. 하물며 21세기 세계 경제의 새로운 흐름인 FTA에 있어서 전문가가 필요한 것을 더 말해 무엇하랴 ?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FTA는 이론이나 논리가 아니라 현실이고, 시장이고 ,무역이고 전쟁터다. 따라서 무역을 해봐서 국가 간 거래의 규칙이나 관행뿐만 아니라 무역 노하우, 경험 등이 축적되어 있고, 국제시장의 냉엄한 현실을 아는 사람들이 FTA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 그동안 FTA를 이야기 하면 무슨 큰 죄를 짓고 국민들에게 지탄받는 사람처럼 되다보니 FTA 필요성은 절감하면서도 FTA를 전공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던 것이다.

실제로 필자가 많은 경제단체, 기관, 기업들을 방문하여 FTA 전문가

들이나 담당하는 사람들을 만나 면담하면서 FTA를 피상적으로 알거나 이론적으로 알고 있는 것에 대하여 놀라는 경우가 허다하다. 사실 한.미 FTA로 인하여 온 나라가 시끄럽고 FTA를 하면 나라가 망할 것처럼 요란한 것도 FTA 전문가들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FTA 전문가들이 많이 있다면 각 분야의 장단점이나 대책 등을 마련하고 국민들에게 FTA의 필요성을 전파할 수가 있을 것인데 전문가들이 부족하다보니 FTA 에 대한 국민들의 공감대 형성이 더딘 것이다.

그러나 이제 시간이 없다. 우리는 2-3년 후에 20억 명이 넘는 거대시장과 마주치게 된다. 이제부터라도 FTA 교육을 시키고, 인력을 양성해야한다. 그나마 정부에는 그동안 칠레와의 FTA 협상 등을 통하여 소수라도 FTA 인력이 양성되었지만 민간에는 태부족이다.

정부간의 FTA 협상이 끝나고 나면 그 후부터는 기업들의 무한 경쟁이 시작된다. 이제 국내시장에서 조차 우리 기업들, 특히 중소기업, 자영업자, 소상공인들 조차도 미국, 인도, 캐나다 기업등과 경쟁해야 하는데, 이들에게 FTA 에 대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대기업들은 나름대로 FTA에 대하여 연구도 하고, 대책도 강구하지만 중소기업들은 그렇지가 못하다. 그런데 중소기업들을 위한 그 많은 교육 어디에도 FTA 교육이 없다. 심지어 무역교육이나 해외시장 개척 교육에도 FTA에 대한 교육이 없다. 이미 세계 교역의 절반 이상이 FTA 교역인데 무역교육이나 해외시장에 대한 교육에 FTA 교육이 없다면 그것은 반쪽 교육이 되는 것이다.

이제 정부나 국회 등 당국이 나서야 할 때이다. 중소기업, 소상공인, 자영업자등 자력으로 FTA에 대비하기 힘든 계층들을 위하여 예산도 배정하고 교육도 시켜야 한다.

국가경제의 70% 이상을 해외에 의존하는 나라에 있어서 무역보다 더 중요한 분야가 어디 있단 말인가 ? 그런데 그 무역시장의 절반 이상이 FTA 교역이니 FTA는 우리나라 경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 중요한 분야에 중소기업들이 소외되어선 안 된다. 이제라도 FTA 인력을 양성하자!

(중앙대학교 글로벌인적자원개발대학원 FTA최고경영자과정 책임교수 이창우

star222@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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