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주 사장이 20일 밝힌 3세대 이동통신(WCDMA) 전략 가운데 눈에 띄는 언급은 ‘연내 전국망 커버리지, 내년 상반기 ‘싱글밴드싱글모드(SBSM) 단말기 출시’다. 내년에는 WCDMA에 올인하겠다는 뜻이다.
당초 계획으로는 오는 6월 45개 시 커버리지를 갖추되 나머지 39개 시 지역은 SK텔레콤 망과 로밍을 통해 전국 서비스에 나설 예정이었다. 하지만 KTF는 더는 SK텔레콤의 로밍이 필요하지 않다고 선언했다.
당초 WCDMA 투자규모였던 5100억원보다 2700억원가량 늘린 7800억원을 투자해 서둘러 연내 전국 독자망 채비를 갖추고 내년까지 6000억여원을 추가 투입, 완벽한 커버리지를 구축하기로 한 것이다.
조 사장이 “시기를 구체적으로 확정할 수는 없지만 내년에는 SBSM(WCDMA 전용) 단말기를 출시할 것”이라고 밝힌 대목도 같은 맥락이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3세대(G) 시장은 적어도 몇년 동안 기존 2G망과의 연동(핸드오프)이 불가피해 점진적인 진화가 이뤄지리라는 게 통상적인 예측이었다.
따라서 HSDPA를 상용화하더라도 당분간은 기존 2G망을 함께 활용할 수 있는 ‘듀얼모드듀얼밴드(CDMA/WCDMA, 1.8㎓/2㎓)’ 단말기를 보급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었다.
그러나 당장 내년 SBSM 단말기를 선보이겠다는 것은 전국 각지의 WCDMA망을 통해서도 완벽한 음성·데이터 통화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만들겠다는 뜻이다. 내년께면 KTF의 2G 가입자와 3G 가입자는 각각 해당 전국망 환경에서 불편 없는 서비스를 받게 될 전망이다.
KTF의 이 같은 전략은 결국 3G 시장에서 경쟁력의 원천을 단말기 조달 가격으로 삼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돼 주목된다.
실제로 6월 출시되는 DBDM칩 기반 WCDMA/HSDPA 단말기 가격은 80만∼90만원대로 예상되는 반면에 SBSM칩 단말기는 최고 절반 가까이 가격을 내릴 수 있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3G 단말기 가격이 사실상 현재 2G 단말기 수준으로 맞춰지는 셈이다.
또 WCDMA 서비스가 본격화된 일본·유럽 등지의 제조사들에서도 칩·단말기 조달이 가능해져 한층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 사장은 또 이날 WCDMA 정책의 일관성을 위해 SK텔레콤이 계획했던 동기식 3G 이동통신(CDMA rA) 도입을 반대하는 한편, 2G-3G 서비스 간 번호이동 정책도 최근 결정된 대로 010 가입자에 계속 제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DMA rA를 통해 SK텔레콤이 CDMA EVDO rO 서비스를 적은 투자비로 업그레이드하고, 만약 기존 2G 식별번호 가입자에 대해 3G 번호이동을 허용하게 된다면 SK텔레콤이 기존 시장 지배력을 계속 이어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앞으로는 결국 이동통신 시장 환경을 3세대로 전면 전환하자는 게 KTF의 공세적인 전략이어서 향후 SK텔레콤의 맞대응 수위에 따라 차세대 이동통신 시장의 주도권 경쟁은 한층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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