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터넷 포털·게임 업계에 창업주와 전문 경영인 2인이 공동(각자)대표를 맡는 형태의 ‘투톱 경영체제’가 확산되고 있다.
이는 지속적인 사업 성장에 부합하는 전문적인 의사결정구조와 책임경영체제를 구축함으로써 기업 경영 투명성 및 주주가치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란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19일 이사회를 열어 석종훈 다음 미디어 부문 대표(44)를 이재웅 현 대표이사와 함께 각자대표 이사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석 신임 대표이사는 그간 맡아오던 포털사이트 다음(http://www.daum.net) 등 국내 미디어 부문 경영을 대표로서의 법적 권한과 책임을 갖고 계속하게 되며, 이 대표는 파이낸스·글로벌 부문 등 여타 부문 경영에 전념하게 된다.
각자대표제 실시는 전문적이고 신속한 경영 의사결정 절차를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석 대표의 역할이 크게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대표로서 법률적 지위가 주어짐에 따라 더 신속하고 효율적인 경영이 가능해졌다고 다음은 설명했다. 조선일보 기자 출신의 석 대표는 2002년 다음에 합류해 미디어다음 등 뉴스 서비스를 집중 육성했고 지난해 미디어 부문 대표를 맡아 블로그·검색·영상을 뉴스와 접목하는 등 포털 다음의 경영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해 왔다.
포털사이트 다음을 창업한 이 사장이 경영 일선에서 한발 물러서고 대신 언론인 출신 석 대표를 각자대표로 경영 전면에 내세운 것은 경쟁업체인 NHN의 성공 사례에서 자극받았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NHN은 지난해 4월 창업주 중 한 명인 김범수 사장과 함께 언론인 출신인 최휘영 네이버부문장(이사·42)을 공동 대표로 선임한 이후 1년여만에 기업가치가 3배 가까이 높아지면서 성공적인 투톱 경영체제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최 대표가 경영 일선에 나서면서 포털사이트 네이버(http://www.naver.com)의 시장점유율이 크게 높아졌을 뿐 아니라 취임 직전 1조 3000억 원 수준이었던 기업가치 역시 4월 현재 5조원을 상회할 정도로 급증, 전문 경영인 도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게임업체 네오위즈는 지난달 24일 이사회에서 박진환 국내총괄 사장(34)을 대표이사로 선임, 나성균 현 대표이사 겸 해외총괄 사장과 박진환 사장이 각각 글로벌 비즈니스와 국내 비즈니스를 전담하는 각자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했다. 박 사장이 법률상 대표이사로 선임됨으로써 실질적인 모든 권한과 책임을 갖고 경영에 나선 이후 네오위즈 주가는 사상 처음으로 10만원대에 진입하는 등 본격적인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게임업체 넥슨은 창업주인 김정주 사장과 소프트뱅크 출신의 전문경영인인 데이비드 리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특히 넥슨재팬의 대표까지 겸직하고 있는 데이비드 리 대표는 넥슨재팬의 일본 증시 상장을 통해 넥슨의 위상을 한 단계 높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외에도 엔씨소프트는 창업주인 김택진 사장이 글로벌사업 및 개발 부문을 맡고 이재호 부사장이 경영을 총괄하고 있으며, 엠파스 역시 창업주인 박석봉 사장이 개발 부문을 맡는 대신 박태웅 부사장이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등 사실상의 투톱 경영체제를 운영하고 있다.
김종윤기자@전자신문, jy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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