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소재를 공급하고 삼성이 완성품을 만든다.
국내 전자업계의 자존심으로 불리며 양보없는 경쟁을 멈추지 않았던 삼성과 LG가 디스플레이 소재 분야에서 손을 잡았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가 생산한 LCD용 프리즘시트가 삼성전자에 공급되기 시작했다.
프리즘시트는 3M이 세계 시장을 거의 장악하고 있는 디스플레이 핵심 소재다. 7000억원 규모에 이르는 국내 시장도 대부분 3M이 차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LG전자가 프리즘시트를 생산하고 있는데 지금까지는 계열사인 LG필립스LCD에만 공급해 왔다.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 1, 2위를 다투는 두 회사가 경쟁에서 벗어나 협력함에 따라 해외 의존도가 높은 디스플레이 소재 분야에서 막대한 수입대체 효과는 물론이고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의 경쟁력이 한 단계 높아질 전망이다.
LG전자가 삼성전자에 공급하는 프리즘시트는 17인치 LCD 모니터용이며 전체 물량의 10% 안팎으로 두 회사는 모니터용 제품 외에 LCD TV에 들어가는 고부가가치 프리즘시트 공급에 관해서도 협상을 벌이고 있다.
프리즘시트와 함께 LCD의 핵심 소재인 편광판에서도 양사의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 LG화학은 현재 삼성전자에 휴대폰 LCD용 편광판을 공급하고 있는데 이를 중대형 LCD용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일본 닛토 일변도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LG화학의 중대형 LCD용 편광판을 구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편광판 수요 물량의 90% 이상을 닛토에서 수입하고 있으며 LG화학은 편광판 시장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생산량의 80% 정도를 LG필립스LCD에 납품하는 등 공급처 다변화가 절시히 요구돼 왔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과 LG는 디스플레이 패널이나 TV, 모니터 등에서는 한치의 양보가 없는 경쟁을 하고 있지만 소재 분야에서는 협력할 여지가 많다”며 “양사가 감정의 골을 넘어 협력 폭을 넓힌다면 윈윈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장동준·한세희기자@전자신문, djjang·h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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