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으로 TV를 공짜로 보여준단다. 그럼 우리는 뭘 먹고 살지?”
ABC가 인기 TV프로그램을 인터넷에서 공짜로 보여줄 경우 기존 비디오 시장의 비지니스모델이 송두리째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고 C넷이 1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ABC방송은 이달 30일부터 인터넷만 접속하면 ‘위기의 주부들’, ‘로스트’ 등 인기 TV프로그램을 시청하는 사이트를 공개한다고 밝힌 바 있다. 문제는 ABC의 TV사이트가 순전히 광고수익만으로 운영되는 공짜 사이트라는 점이다. 거대 방송사가 사실상 대부분의 TV콘텐츠를 인터넷에 공짜로 뿌리겠다고 선언한 셈이다.
비록 화질은 낮지만 PC로 원하는 방송을 골라 본다는 점에서 ABC의 무료 사이트가 방송계에 던지는 파장은 대단하다. 특히 비디오시장의 주도권을 위해 막대한 비용을 투자했던 케이블업체와 통신업계는 ABC의 배신행위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인터넷으로 공짜TV를 보는 습관이 고객층에 확산될 경우 기존 사업모델인 주문형비디오(VOD), 인터넷TV(IPTV)사업에 큰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미 포드, P&G, 유니레버 등 10개 회사가 ABC의 공짜 TV사이트에 큰 관심을 보이고 광고주로 나섰다. 전문가들은 케이블 TV를 시청하는 미국인의 습관이 금방 바뀌지는 않겠지만 공짜 TV사이트가 방송분야에 뛰어든 회사들에 큰 위협요소라는데 동의하고 있다.
미국 통신시장을 양분하는 AT&T와 버라이즌은 지난 2년간 IPTV서비스를 위한 광통신망 구축에 수십억달러를 투자해 왔다. 이들 통신업체는 PC모니터로 보는 TV동영상이 결코 소파에 누워서 즐기는 HDTV의 감동을 따라잡지 못할 것이라며 ABC의 도발을 애써 무시하고 있다.
그러나 초고속 인터넷망의 속도와 보급률이 올라갈수록 PC로 보는 TV동영상과 기존 TV의 화질 차이는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ABC의 공짜 TV사이트는 애플에도 직격탄으로 작용한다. ABC는 지난 연말 애플과 콘텐츠 공급계약을 맺고 아이튠스를 통해 편당 1.99달러에 TV드라마를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팟 고객들로서는 앞으로 인터넷에서 공짜로 볼 수 있는 TV프로그램을 굳이 아이튠스에서 구매할 필요가 있는지 고민하게 될 것이다.
현재 미국의 인터넷사용자 중에서 TV콘텐츠를 유료로 다운받은 비율은 3%에 불과하지만 오는 2010년에는 60%로 급증할 전망이다.
향후 공짜 TV사이트의 성공여부에 따라 케이블, 통신업계는 그들의 비디오 사업전략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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