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린트넥스텔 美 통방융합 승부수 던졌다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적과의 동침도 불사한다.

최근 치열한 통방융합 경쟁 구도 속의 미국 미디어시장에서 이통서비스 3위업체인 스프린트넥스텔이 케이블 업체들을 규합, 1,2위인 싱귤러와 버라이즌 와이어리스 따라잡기에 나서 주목을 끌고 있다. 케이블 업체들로 보면 이통업체와 손잡고 이통업체를 제압하려는 소위 ‘이이제이(以夷制夷)’ 전략을 채택하며 공생을 택한 셈이어서 초유의 실험결과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레드헤링은 11일(현지시각) 미국 3위 이통업체 스프린트 넥스텔이 주요 케이블업체들과 손잡고 통방융합 승부수를 던짐에 따라 통신업계의 대응이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스프린트 넥스텔은 하반기부터 포틀랜드, 오스틴, 랄리 등 8개 도시에서 휴대폰+방송+인터넷+전화를 하나의 번들로 묶은 ‘4중 통합서비스’를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1월 컴캐스트, 타임워너케이블, 콕스커뮤미케이션스 등 4개 케이블 회사와 합작벤처를 설립하고 유무선 통신과 방송을 결합한 패키지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4개 케이블 회사에 가입한 스프린트 고객들은 향후 몇달내 미디어 환경에 커다란 변화를 경험할 전망이다. 우선 집전화와 휴대폰의 구분이 사라지고 자유롭게 연계해서 받을 수 있다. 휴대폰으로 케이블TV를 시청하거나 이메일을 확인하는 것은 기본이다. 또 휴대폰과 케이블TV, 인터넷, 전화요금을 하나의 고지서로 모아서 받게 된다.

케이블 회사들은 4중 통합서비스를 신청하는 고객에게 파격적인 할인혜택을 제공하고 무료채널을 끼워주는 등 통방융합시장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이같은 행보는 미국 통신업체들이 IPTV와 모바일TV를 내세워 방송시장을 잠식하는 상황에서 케이블업체가 휴대폰을 껴안고 반격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스프린트와 케이블 업계의 사업제휴가 궤도에 올라섬에 따라 군소 케이블 업체들도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아틀란타에서 열린 케이블TV 전시회 `NCTA 2006`에서 스프린트 넥스텔의 개리 포시 CEO는 “많은 케이블회사들이 우리와 제휴하길 희망하고 있다”면서 통방융합시장에서 우위를 자신했다.

한편 AT&T와 버라이즌 등 양대 통신업체도 하반기부터 유무선 통신과 방송을 결합한 4중 통합서비스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3위인 스프린트가 케이블회사와 손잡고 통방융합시장을 주도하는 배신행위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케이블회사와 달리 이들 통신회사는 통합서비스에 따라 폭증할 고객서비스와 요금단일화 문제에 대응할 준비가 충분치 않다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케이블업체와 통신업체의 경계가 무너진 상황에서 올해는 양측 모두 고객을 뺏기지 않기 위한 공짜 끼워주기, 번들 경쟁이 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스프린트 넥스텔과 손잡은 케이블 업체들의 승부수가 통합융합시장에서 어떤 결과를 몰고 올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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