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국제표준화가 국가경쟁이다

 우리가 개발한 각종 무선 네트워크 기술이 해당 분야에서 잇따라 국제표준으로 채택될 예정이라고 한다. 기술이 곧 국제 경쟁력의 원천이라는 점에서 매우 반가운 일이다. 당장 이 분야에 기술력을 가진 국내 기업의 차세대 제품 세계시장 개척에 의미 있는 청신호가 될 것이다. 이는 국가적으로 큰 수확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우리 무선 네트워크 기술 중 세계표준으로 등장할 것이 확실한 분야는 산업용 무선통신(바이너리 CDMA), 지그비 변조, 차량 간(V2V) 통신 등인데 다른 분야 기술로도 국제표준 채택이 확대되기를 기대한다.

어느 분야를 가릴 것 없이 어떤 기술이 국제표준으로 채택되느냐에 따라 시장판도는 달라지는 법이다. 특히 통신 분야는 국제표준으로 채택될 경우 관련 상품 생산과 판매뿐만 아니라 기술 자체의 로열티 수입도 상당해 각국 경쟁은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이런 경쟁에서 우리가 이기려면 독자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지난해 국제표준화기구(ISO)의 산업용 무선 네트워크 표준안으로 채택된 바이너리 CDMA는 우리나라가 주도할 차세대 무선통신 분야의 대표적인 기대주라고 한다. 바이너리 CDMA는 2.4㎓ 대역에서 최고 12Mbps의 전송속도를 구현할 수 있다. 현재 전자부품연구원(KETI)을 주축으로 미토알에프·지오커뮤니케이션·카서 등 관련업체가 바이너리 CDMA 칩 및 모듈을 잇달아 출시하면서 기술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는데 경제적 파급효과만 수조원대에 달할 전망이다. 차량 간 통신방식으로 안전운행의 핵심인 V2V 통신 분야도 국제표준 채택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V2V 기술은 내비게이션 정보로부터 교차점 정보를 입수하거나 정지선 표시 인식, 속도 초과 시 경고음, 접근차량 위치확인 등 차량 안전 및 운행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다. 지그비 분야는 표준화 및 상용화 논의가 한창인데 이에 발맞춰 국내 기업도 그 나름의 독창적인 기술을 개발해 국제전기전자공학회(IEEE)에 표준을 제안해 놓은 상태다. 이 기술은 지난 연말 승인 표결을 통과한 데 이어 현재 최종 보완절차를 진행중이며 조만간 IEEE 국제표준으로 공인될 전망이라고 한다.

 이런 성과는 그냥 얻은 것이 아니다. 그동안 최첨단 IT개발에 박차를 가한 결과다. 우리는 독자 개발한 기술을 국제표준으로 세우기 위해 지속적으로 다양한 노력을 해 왔다. DMB나 와이브로(WiBro) 기술이 국제표준으로 채택될 수 있도록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여 지난해 7월 유럽전기통신표준협회가 우리 지상파 DMB기술을 유럽 표준으로 채택했다. 이어 지난해 12월에는 국제전기전자학회가 우리 와이브로 기술규격을 국제표준으로 삼은 바 있다. 모두 우리 기업이 해외시장 진출이나 시장 선점을 위한 기반을 마련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은 독자기술을 확보하지 못하면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독자기술이 없고 이를 국제 표준화하지 못하면 해외에 진출하기가 어려우며 설령 수출을 하더라도 가격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따라서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 기업이 살아 남으려면 세계 최고 기술을 확보해야 하고 이를 국제 표준화해야 한다. 국제 표준화를 주도는 세계시장 선점이나 시장 확대를 위한 결정적 요인이다. 이는 곧 국가나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일이다.

따라서 우리는 모든 분야에서 국제 표준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 선택과 집중으로 독자기술을 개발하고 산업별 특성을 고려해 전략적으로 국제 표준화를 추진해 나가야 한다. 우리가 개발한 첨단기술이 국제표준으로 채택되고, 이를 바탕으로 제품을 생산해야 세계시장을 선점할 수 있으며 IT강국의 위상을 더욱 견고히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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