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반도체업계 디자인 강화로 美·동남아 반격

 유럽 전자 및 반도체 업계가 최근 미국이나 동남아에 뒤지는 제조 기반의 유실을 보완하기 위해 설계 분야의 강점을 살려나가는 노력을 대대적으로 벌여 나가고 있다.

EE타임스는 유럽에서는 지난 20년간 PC 및 PC 관련 반도체 전자기기 시대가 끝나면서 새로운 디자인 및 개발 붐이 시작됐고 이러한 분위기가 산업계를 지배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는 이 같은 유럽 반도체 업체의 움직임을 보도하면서 현재 전자 제조업체들이 유럽을 떠나 중국과 아시아 국가들로 제조 기반을 옮겨가는 엑소더스 현상에 대한 유럽의 불안감을 근시안적이라고 지적했다. 또 유럽 전자 제조업체들의 불안감에 대해 전자 분야의 디자인 및 생산 혁명을 통해 리더로 떠오르고 있는 유럽의 실질적인 강점을 인식하지 못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유럽은 지난 몇 년 동안 통신 인프라에 초점을 맞춰 전자 시스템 디자인을 개발했으며 이와 관련한 핵심 디자인 엔지니어링 기술 발전에 힘써 왔다. 또 정치 지도자들까지도 임베디드 컴퓨팅 시장의 중요성을 빠르게 인식하는 한편 디자인 툴과 방법론에 대한 중요한 투자도 이끌어냈다고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제조업계 전문가들은 유럽에서 선도적인 첨단 기술 공장 없이는 혁신과 연구개발(R&D)은 사라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그럼에도 EDA 소프트웨어 업체인 멘토그래픽스의 왈든 라인스 회장 겸 CEO는 “유럽은 많은 제조기반을 잃었지만 그것이 리더십의 상실을 의미한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유럽은 제조 기반 대신 디자인에 강점을 갖고 있으며, 디자인은 전자 분야에서 상품 가치를 향상시키는 마지막 요소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혁신과 디자인 분야에서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근처에 넓은 제조 시설을 가질 필요가 없다. 노키아와 에릭슨 같은 기업은 둘 다 대형 제조 공장 없이도 시장에서 성공했다”고 강조했다.

라인스 회장은 “멘토그래픽스의 반도체 디자인 툴인 EDA 소프트웨어 매출의 3분의 1은 유럽에서 나온다”며 유럽의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큰가를 설명했다. 크고 혁신적인 기업들이 전략적 디자인 센터를 어디에 두는지가 중요한데, 유럽과 미국에 이들이 몰려있다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자동차 및 전자 디자인 기술 센터는 프랑스·스웨덴·독일에 있고, 무선 디자인 기술 분야는 핀란드의 헬싱키와 울루에 있다고 전했다.

퓨처호라이즌의 말콤 펜 회장 겸 CEO는 최근 열린 10번째 SEMI 팹 관리자 포럼에서 “소비자들의 수요는 유행처럼 변덕스럽다”며 이 같은 소비자를 만족시키기 위해 중요한 것은 “제품의 진화를 위한 지속적인 디자인 최적화”라고 강조했다.

급변하는 디자인 흐름에 대해 라인스 멘토그래픽스 회장은 “새로운 디자인 방법론을 받아들이는 것은 미국 회사보다는 유럽 기업이 빠르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유럽 기업들은 디자인의 전략적 중요성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업계는 물론 정부에서도 디자인 툴에 대한 인식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경원기자@전자신문, kw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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