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IT를 혁신하라]서비스지향아키텍쳐(SOA)-기존 IT자원 활용 극대화 위한 선택

 올해 컴퓨팅 업계 최대 화두는 서비스지향아키텍처(SOA:Service-oriented Architecture)다. 한국IBM·한국HP·한국오라클·SAP코리아·BEA시스템즈코리아 등 다국적 컴퓨팅 기업 뿐 아니라 국내 대표 소프트웨어 업체인 티맥스소프트까지 SOA 전략 및 관련 솔루션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SOA의 확대가 기대되는 것은 이처럼 공급 업체들의 움직임 때문만은 아니다. SOA는 기업들의 IT 투자 동향과도 맞물려 있다. 최근 들어 기업의 IT 투자는 비용 절감과 효율성 증대로 요약된다.

 그동안 IT 부서는 복잡한 전산시스템 구조를 단순화시키기 위해 시스템과 애플리케이션을 통합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대규모 투자로 통합을 한 뒤에 고민되는 것은 과연 기존 IT 자원을 어떻게 재활용할 것인가의 문제로 귀결됐다. 결국 기업들은 IT 자원을 활용해 생산성을 더욱 향상시킬 수 있는 체제로 변신을 도모하게 됐다.

 즉 기업들은 이제 비즈니스 수행을 위한 제품 기획과 개발, 생산, 재고 관리 등의 프로세스를 IT를 활용해 자동화하고 최적화하는데 중점을 두기 시작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요구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한 실시간기업(RTE) 구현에 관심을 쏟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요구에 가장 적합한 것이 SOA다. SOA는 기존 IT 자원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한 기업들의 선택인 셈이다. 이제까지는 새로운 시스템을 개발할 때마다, 개발자들이 기존의 애플리케이션과 연결하는 새로운 코딩 작업을 하며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SOA를 통하면 웹서비스 같은 표준 프로토콜을 사용, 개발자들이 코드를 재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까지 전체 기업의 60% 이상이 SOA를 미션크리티컬한 애플리케이션 및 비즈니스 프로세스 디자인을 위한 원칙으로 삼게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렇다면 SOA는 무엇인가. SOA는 소프트웨어를 공유와 재사용이 가능한 ‘서비스’ 단위로 개발하는 것으로 새로운 소프트웨어 설계 방식의 하나다. 기술 지향적인 솔루션보다는 비즈니스 프로세스에 중심을 둔 소프트웨어 설계에 접근할 수 있는 방식이다.

 SOA는 최근 만들어진 용어는 아니다. SOA는 1996년 가트너에 의해 처음으로 사용되기 시작했으나 당시에는 부각되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웹서비스의 부상으로 SOA가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웹서비스는 기술의 발전으로 이전 어떤 기술보다 훌륭하게 SOA 소프트웨어 설계 원칙을 지원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SOA는 기존 여러 분산 기술의 발전을 바탕으로 진화됐다. 소프트웨어 기술 측면에서 보면 70년대에는 서브루틴(Subroutine)을 이용한 재활용성 향상 노력이 있었다. 80년대에는 분산객체, 90년대에는 컴포넌트, 그리고 최근 웹서비스 기술로 연결된다.

 SOA를 거론하다보면 이전 90년대의 컴포넌트와 비교가 된다. 90년대 태동했던 컴포넌트 기술은 재사용성을 향상시켜 장기적인 개발 속도 증진과 적응성을 높일 수 있었다. 그러나 한정된 운용체계 혹은 플랫폼에 의존해야 하는 기술 제약성이 있었다. 이를 해결한 것이 웹서비스이며, 이러한 웹서비스를 하나의 기술로 적용한 것이 SOA인 것이다.

 기업들이 SOA 구현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는 다양하다. 우선 협업과 변화 적응의 민첩성을 향상시킨다. 게다가 비용 절감 효과도 있다. SOA는 기본적으로 WSDL이나 SAML, SOAP, UDDI와 같은 표준에 기반을 모듈로 구성된 아키텍처의 구현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서비스의 재사용과 공유를 가능하기 때문에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오게 되는 것이다.

 무엇보다 SOA는 비즈니스 운영성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다. SOA 기반 서비스는 이기종 레거시 시스템을 운용하는 기업에게 공통의 아키텍처와 일관된 접근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서비스 인터페이스 변경 없이 보다 효율적인 신기술의 적용을 가능하게 하는 것도 도입 효과 중 하나다.

 이러한 효과 덕분에 SOA는 올해 국내에서도 본격적인 사례가 나타날 전망이다. SOA는 비교적 IT가 복잡한 대기업과 금융·통신 업종에서 올해 수요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KTF·대한항공 등이 일부 업무에 파일럿 프로젝트로 SOA를 경험했지만 올해는 금융기관, 특히 보험사를 비롯해 인수합병(M&A)으로 IT 통합이 이슈가 된 기업이 SOA를 적극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이병희기자@전자신문, shak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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