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지급 일주일…보상기변 가입자 3배 이상 늘어

이동통신 단말기 보조금이 합법화된 최근 일주일간 사업자와 번호는 유지한 채 단말기만 교체하는 보상기변(기기변경) 가입자가 평소보다 3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010 신규 가입자나 사업자만 바꾸는 번호이동 가입자는 크게 줄어 ‘가입자 기여도에 따른 보상원칙’이라는 새 제도의 취지가 반영돼 가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사업자의 영업실적과 직결되는 010 신규 및 번호이동 가입자가 감소했다는 점에서 조만간 약관상 보조금 내용 변경 등 특단의 대책도 나올 전망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KTF·LG텔레콤 이동통신 3사의 지난 일주일간 보조금 지급실적을 파악한 결과, 사업자별로 평소와 비교해 보상기변 가입자는 최대 3배 이상 늘어난 반면 신규 가입자는 최저 50% 선까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3사의 지급액이 대체로 유사해 전환가입에 따른 보조금 혜택이 적어진데다, 기변보상에 대한 기대심리가 몰린 결과로 풀이된다. 새 제도의 취지대로 시행초기인 지난 일주일간은 기여도에 따른 보상원칙이 그대로 반영되며 보조금 지급의 양극화 현상이 나타난 셈이다.

사업자별로는 KTF가 가장 두드러졌다. KTF는 일주일간 010 신규 및 번호이동 가입자 규모가 5만9106명으로 평소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대신 보조금을 지급한 보상기변 건수는 3만7844명으로, 3배 가까이 급증했다.

LG텔레콤은 010 신규 및 번호이동을 합쳐 3만9120건으로 평소보다 25% 가량 줄어들었다. 보조금이 지급된 보상기변은 6352건으로 하루 평균 1000건을 다소 상회했던 것보다 약간 감소한 수준을 유지했다. LG텔레콤 관계자는 “처음에는 기변 숫자가 몰릴 것으로 예상했으나 아직은 소비자들이 관망하는 분위기가 강하다”면서 “보조금을 더 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에 현재는 기변도 생각만큼 많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도 보조금을 지급한 보상기변 가입자수가 한때 평소 7배 가까이 폭등했다가 이날 현재 4배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010 신규 가입자는 평소 규모를 유지하고 있지만 번호이동은 줄어 전체 신규는 역시 감소했다. 지난 일주일간 010 신규는 3만7112건으로 비슷하지만 번호이동은 오히려 3000여명 줄었고, 대신 기변 가입자는 15만2773명으로 크게 늘었다. SK텔레콤 측은 “이같은 기변 위주의 휴대폰 시장은 전례가 없었던 상황으로 당분간 이런 추세가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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