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펀드 한국게임 사냥 나섰다-업계반응

글로벌 펀드들의 본격적인 한국 게임개발사에 대한 투자 진행에 대해 국내 개발사들은 일단 환영의 반응 보이면서도 속내를 파악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현재 게임개발사에 대한 투자가 정체돼 있는 상태에서 글로벌 펀드의 적극적인 움직임은 ‘마른땅에 단비’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투자유치 기업들이 안정적인 자금운용에 들어간 점을 고려하면 특히 그렇다.

지난해 글로벌 펀드사 월든과 스톰벤처스로부터 80억원의 자금을 유치한 컴투스가 최근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며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도 외자 유치에 의해 여력 생겼기 때문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해외 비즈니스 차원에서도 외자유치가 필요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실제 지난해 8월 월든으로부터 400만달러 유치에 성공한 엔도어즈의 경우 차기작 ‘타임엔테일즈’를 월든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해외시장 공략에 고삐를 당기고 있다. 엔도어즈 한 관계자는 “월든으로부터 투자를 받은 것보다는 그들의 네트워크망을 확보하게 된 것이 더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며 “이를 적극 활용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들어 상당수 글로벌 펀드들이 증시 상장을 조건으로 투자를 진행할 의사를 밝히는 등 ‘자사 배불리기’에 나서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업계 전문가들도 적지않다. 이와 관련, 상장에 실패한 사장을 해고할 것이라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

모 업체 한 관계자는 “회사 규모를 키워 상장시키려는 모습을 많이 보이고 있다”며 “조금이라도 잘못하면 사장을 교체할 것이라는 협박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이같은 현상이 더욱 극명하게 드러날 것이라고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펀드들이 순수한 의도에서 투자를 진행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자금이 말라 어려운 상황에서 글로벌 펀드의 유혹을 뿌리치기는 쉽지 않겠지만 속내를 정확히 파악한 후 투자유치를 진행해야 말썽의 소지를 줄일 수 있다” 고입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업계는 “이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있지만 돈가뭄이 올해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만큼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체 한 관계자는 “자금고갈이 심각한 상황에서 글로벌 펀드의 투자 유혹은 말그대로 달콤할 수 밖에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외국계 투자기관 중에서 한국 게임 개발사에 대한 투자를 가장 적극적으로 진행하는 곳은 일본 업체 소프트뱅크다. 소프트뱅크는 한국뿐 아니라 중국, 대만 등지에 대한 투자도 강화하면서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영향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그라비티의 지분을 인수하며 대주주가 됐다. 이와함께 한국 온라인게임의 대표주자인 N사와 S사의 지분도 일부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중국 온라인 퍼블리셔 업체인 샨다의 2대 주주다.

소프트뱅크는 이와함께 한국 온라인게임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기 위해 일본에 진출하는 업체들을 위한 1000억원대 규모의 펀드를 조성했고 국내에서도 이와 비슷한 규모의 펀드를 조성, 앞으로 한국 온라인게임에 대한 영향력을 높여 나갈 것으로 보인다.

소프트뱅크는 모바일게임에도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미국이나 한국의 모바일게임 업체를 인수, 적극적으로 진출할 것이라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처럼 소프트뱅크가 온라인과 모바일 플랫폼 투자를 강화하는 것은 향후 게임플랫폼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그동안 10년앞을 내다보고 투자를 진행한 소프트뱅크인 만큼 한국 개발사에 대한 투자도 이런 측면에서 진행하고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안희찬기자 chani71@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